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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악! 일부러 그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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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2차전 빈볼 논란… 우발인가 도발인가]

- 오재원 향한 NC의 복수?

최금강의 공, 두산 타자 2번 때려… "오재원 연속 도루에 보복" 해석도

- 미안한 기색 없어, 두산 팬들 분노

맞은 김재호 "崔, 손목 꺾어서 몸을 향해 던지려고 했다"

- "그 타이밍에 그럴리가…" 반론도

"쫓아가기 바빴던 7회말 NC, 고의 사구 타이밍 아니었다"

조선일보

‘고의 사구’ 논란에 휩싸인 최금강의 투구 장면. /김경민 기자


"타자는 공에 맞는 순간 고의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고의 여부는 오로지 투수 본인만 알 뿐이다." 두산과 NC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비롯된 '빈볼 논란'이 계속 끓어오르고 있다. 결과는 두산의 대승(17대7)으로 끝났지만 경기 후반 벌어진 연속 사구(死球) 탓에 인터넷에선 '전쟁'에 가까운 논쟁이 계속됐다.

발단은 두산이 12―7로 앞선 7회말 1사 1·3루 상황. NC의 일곱 번째 투수 최금강(28)이 던진 초구가 두산 김재호(32)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김재호는 급하게 한 발짝 뒤로 피했지만 왼쪽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후속 타자인 박건우(27)마저 최금강이 던진 공에 왼쪽 팔을 맞자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최금강이 연달아 두 타자의 몸을 맞힌 데 대해 타자 출신 해설위원들은 "공에도 '감정'이 있다. 맞아 보면 투수가 어떤 의도로 던졌는지 감이 온다"고 했다. "공에 맞은 타자가 고의 사구라고 느꼈다면 일부러 던졌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수 출신 해설위원들은 "선수 시절 실수로 맞힌 공이 고의로 취급받아 억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타자 말만 듣고 고의 사구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뒤늦게 포스트 시즌에 합류한 김재호가 위협적인 공에 맞자 두산 팬들은 폭발했다. 두산이 5점 앞선 7회에 1루 주자 오재원이 '큰 점수 차로 앞선 팀은 도루하지 않는다'는 야구계 불문율을 깨고 연속해서 2루와 3루를 훔친 데 대한 최금강의 보복이라는 것이다. 밝은 성격으로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김재호 역시 이날 경기 직후 "최금강이 눈에 띌 정도로 손목을 꺾었다. 얼굴과 몸을 향해 공을 던지려 하는 게 보였다"고 불만을 표했다.

내야수 출신의 장성호(40) KBS N 해설위원은 "나 역시 현역 시절 사구를 많이 맞아 봤지만 경기 상황이나 날아오는 구위, 맞았을 때 느낌을 보면 의도가 담긴 공인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두산 팬들은 "실수로 나온 사구라 하더라도 부상을 안고 출전한 타자에게 위협을 가했다면 가벼운 사과 제스처는 해야 했다"며 "최금강이 보인 당당한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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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강은 앞서 롯데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문규현(34)의 왼쪽 팔꿈치를 맞힌 뒤 고개 숙여 인사를 했지만 이번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팬들은 "최금강은 1년 전 한화와 벤치 클리어링(양팀 선수들이 벤치를 비우고 경기장 안으로 달려나와 다투는 것)을 벌인 직후 정근우(35)의 허리를 맞히고도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때와 똑같다"고 비난했다.

반론도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앞둔 단기전에서 5점은 큰 점수 차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투수가 일부러 타자를 맞혀 진루를 허용했겠느냐"는 것이다. 한 투수 출신 전문가는 "모자를 벗고 인사를 안 했다는 것이 고의 사구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제구도 안 되고 팀도 뒤지고 있는데 투수가 사과까지 해야 하느냐"고 그를 옹호했다. 투수 출신 차명석(48)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수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고의인지 실수인지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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