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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김선빈 알투베, 한미야구 주름잡는 작은 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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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김선빈이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NC의 경기 4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17. 7. 12.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160㎝대 단신 선수가 거인들이 가득한 무대를 정복하고 있다.

KBO리그 KIA 김선빈(28)과 메이저리그(ML) 휴스턴 호세 알투베(27)가 타격왕을 향해 무한질주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일찌감치 소속팀에서 내야 센터라인의 핵으로 자리 잡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만족이란 두 글자를 머릿속에서 지운 채 매년 더 높은 곳을 응시하며 타격에서도 꾸준히 발전을 이뤘다. 이제는 팀이 아닌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김선빈과 알투베다.

공식신장 165㎝의 김선빈은 25일 현재 타율 0.384로 개인 통산 첫 번째 타격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냥 이뤄진 일은 아니다. 김선빈은 장타력 향상을 위해 군 복무 기간 2년 동안 타격 기술에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밀어치기 단타 일변도의 타격에서 탈피했고 올해 개인 최다 2루타(25개)와 개인 최다 장타율(0.502) 시즌을 만들고 있다. 선구안도 향상됐다. 시즌 중 투수의 공을 끝까지 보기 위해 타격 자세를 극도로 낮추는 모험을 강행해 처음으로 출루율을 4할대(0.432)로 바짝 끌어올렸다. 25일 SK와의 홈경기에서는 패색이짙던 9회말 2사 후 SK 마무리 박희수를 두들겨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는 승부사 기질도 보여줬다. 김선빈의 동점포를 발판삼아 KIA는 짜릿한 연장전 역전승을 맛봤다. KIA 입단 당시 수준급 수비실력으로 주목받았던 김선빈이 이제는 공수겸장의 완성형 내야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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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알투베 MLB 공식 트위터 캡처


베네수엘라 출신의 알투베 역시 공식신장 168㎝의 단신이다. 입단 과정부터 험난했다. 빅리그 진출의 꿈을 품고 휴스턴 구단이 주최한 입단 테스트에 응시했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로 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알투베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입단 테스트에 응했고 2007년 계약금 1만5000달러(약 1700만원)을 받고 가까스로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휴스턴과 계약한 알투베는 빠르게 마이너리그를 제패하며 입단 5년 만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1년 7월 21일 메이저리그 첫 경기에 나섰고 이듬해 바로 주전 2루수이자 올스타로 선정되는 초고속 승진을 달성했다. 알투베는 2014시즌 타율 0.341에 안타 225개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두 차례 리그 타격왕, 세 차례 리그 최다안타를 달성했다. 알투베는 올시즌에도 타율 0.364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김선빈과 알투베 모두 소속팀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경험했다는 것이다. KIA는 김선빈이 2년차였던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당시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KIA는 2011년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김선빈이 군입대를 앞둔 2014시즌까지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휴스턴은 더했다. 알투베 입단 후 포스트시즌 진출은 고사하고 3년 연속 한 시즌 100패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계방송 시청율 0%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KIA는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고 휴스턴도 2015시즌 와일드카드를 따내며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올시즌 KIA와 휴스턴은 각각 리그 최고 승률을 올리며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선빈과 알투베 또한 우승을 목표로 쉬지 않고 달려 나간다. 김선빈은 “가능하다면 빨리 1위를 확정짓고 싶다. 솔직히 타격왕은 관심이 없다. 팀의 우승이 첫 번째 목표다. 만일 시즌 막바지에도 내가 타격 1위를 하고 있다면 그 때는 타격왕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7월 타율 5할에 도전하며 올시즌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알투베는 휴스턴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MVP가 되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MVP보다 더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작은 거인’들의 목소리가 한결같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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