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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그 날' 이후 2달, 한화는 구상대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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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태균 등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20일 청주 NC전에서 4-7로 패한 뒤 홈팬들에게 인사하며 퇴장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단독 9위로 추락했다. 지난 18일 청주 NC전부터 23일 잠실 두산전까지 내리 6연패를 당해 승패마진도 -18까지 떨어졌다. 24일 현재 7위 롯데와 8.5경기, 5위 SK와 11.5경기 차라 사실상 5강 경쟁구도에서 벗어났다.

한화가 9위로 떨어진 날이 공교롭게도 김성근 전 감독을 경질한 날로부터 정확히 두 달째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준비없는 섣부른 이별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꼴이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놓은 지난 5월 23일 대전 KIA전부터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까지 치른 48경기에서 18승(1무 29패)을 얻는데 그쳤다. 김 전 감독이 개막부터 5월 22일까지 거둔 18승(25패)과 같은 수치다. 이후 두 달 동안 승률 0.383로 최하위 kt(0.217)를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마운드의 붕괴가 참담했다. 팀 방어율 6.23으로 선전한 타선(팀 타율 0.301, 4위)을 받치지 못했다.

체제개편을 단행하며 부르짖은 구단의 ‘비전’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할 시기다. 이른바 ‘건강한 야구’를 표방하며 훈련량을 대폭 축소했고 투수들에게도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스스로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했다. 2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도 수시로 1군에 올려 기량을 점검할 기회를 주는 등 체질개선에 신경을 집중했다.

결과는 성적으로 드러났다. 강승현(방어율 6.10), 김진영(방어율 10.13), 박상원(방어율 6.75), 이충호(방어율 12.60) 등 젊은 투수들은 기대를 밑돌았고 다음 세대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는 김태연(타율 0.067), 정경운(타율 0.238) 등 젊은 야수들도 1군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만 했다. 오히려 이성열과 하주석이 햄스트링을 부상해 전열에서 이탈하는 등 부상방지와 관리 시스템에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잦은 부상에 대해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감독대행이라는 제한적인 신분으로 시스템을 만드는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다만 드러난 결과를 두고 구단 스스로 길게는 ‘비전 선포’ 직후인 지난 8개월, 짧게는 김 전 감독 경질 후 지난 두 달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두고도 성적과 육성에 모두 실패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구단이 져야한다. 한화는 수 년전부터 ‘주인의식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남은 53경기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기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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