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스피스, 클라레저그에 입맞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유지하던 13번홀(파4).

조던 스피스(24·미국)의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에 있던 갤러리를 넘어 경사면 깊은 수풀에 박혔다. 도저히 칠 수 없는 상황이라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1벌타 후 구제 받을 지점을 골랐지만 그곳에서 핀까지는 무려 260야드나 됐다. 하지만 스피스는 세 번째 샷으로 그린 근처까지 공을 보낸 뒤 네 번째 샷을 2m에 붙여 보기를 기록했다. 스피스가 처음으로 맷 쿠처(미국)에게 선두를 내준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땅한 드롭 지점이 없어 그 자리를 찾느라 무려 30분이나 걸린 이 홀 보기는 스피스에게 '번쩍' 정신을 차리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이 될 뻔한 멋진 샷으로 버디를 잡았고, 이어 15번홀(파5)에서는 이글을 잡아내며 선두를 탈환했다. 스피스는 16번홀과 17번홀에서도 버디를 잡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자신의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컵으로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스피스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파70·7156야드)에서 열린 제146회 디오픈 최종일 경기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를 엮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기적 같은 피니시로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스피스는 3타 차 우승을 확성하고 클라레 저그와 함께 우승상금 184만5000달러(약 20억6000만원)를 거머쥐었다.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달아 제패한 이후 2년 만에 세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한 스피스는 이제 PGA챔피언십 타이틀만 거머쥐게 되면 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오는 27일 만 24세가 되는 스피스는 이번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 3승을 달성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스피스는 경기 후 "공동 선두를 내줬다가 선두로 복귀할 때까지 몇 개 홀은 사실 정신이 없었다가 돌아왔다. 힘을 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며 "내가 골프를 했던 그 어떤 날보다도 내게서 많은 것을 끄집어냈다"고 돌아봤다.

중국의 리하오퉁이 이날 버디만 7개를 잡는 '깜짝 선전'을 펼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가 공동 4위(합계 5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재미동포 김찬(27)이 합계 3언더파 277타로 디펜딩 챔피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과 더불어 공동 11위를 기록했고, 4타를 줄인 강성훈(30)이 장이근(24)과 함께 공동 44위(합계 3오버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태와 송연한은 6오버파로 공동 62위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