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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진종오 “올림픽 50m 권총 폐지에 의욕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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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격 첫 올림픽 3연패 영웅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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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항의를 했는데 왜 기회조차 주지 않았는지….”

올림픽 사격에서 남자 50m 권총이 폐지된 지 열흘가량 흘렀지만, 진종오(38·kt)의 마음속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종오는 21일 한화회장배 사격대회가 열린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은 사람들이 이건 아니라고 했다. 불만을 얘기했는데 듣지를 않았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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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가 21일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7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 경기를 마친 뒤 최근 50m 권총이 올림픽에서 빠진 것에 대한 아쉬운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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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1일 국제사격연맹(ISSF)의 개정안을 받아들여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50m 권총은 진종오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종목이다.

ISSF 선수위원으로 있는 진종오는 사전에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진종오는 “그때가 토요일이었는데,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정말 사격만 바라보고 해왔는데, 없애버린다고 하니까 의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싶었는데, 우울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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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월드컵 50m 권총 경기에서 국제사격연맹에 항의하기 위해 검은 완장을 찬 진종오. 국제사격연맹 홈페이지 캡처


진종오는 지난달 열린 ISSF 뮌헨 월드컵에서 외국의 50m 권총 선수들과 함께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완장을 두르고 경기에 나섰다. 진종오는 “몇몇 선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50m 권총을 사랑하자는 것을 보여주자고 했다. 본선 때부터 다 차고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종오는 “우리가 괘씸했는지, ISSF가 폐지 시기를 앞당겼다는 느낌도 들었다. 선수들이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IOC와 ISSF가 50m 권총을 폐지하면서 내민 근거 중 하나는 참가율과 언론 노출 빈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반응 등이다. IOC가 최근 대한사격연맹에 보내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사격 종목 중 50m 권총과 남자 50m 소총 복사, 더블 트랩 3종목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진종오의 생각은 다르다. 진종오는 “참가율이 저조하지는 않다. 그래서 선수 입장에서 그 부분은 납득할 수가 없다. 왜 없애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안 해줬다”고 항변했다. 50m 권총이 진종오를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이다보니 유럽, 북미 출신 인사들이 많은 ISSF가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진종오는 도쿄 올림픽에서는 50m 권총이 폐지됐지만 2024년 올림픽에서는 50m 권총이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했다. 진종오는 “사격 선수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많다. 총기 회사 같은 경우도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라며 “이것이 2024년 올림픽 때 50m 권총이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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