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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종열의 진짜타자] 김정혁, 상·하체 분리 동작으로 만든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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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김정혁(32)의 타격 폼은 독특하다.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할 때 등번호가 투수에게 보일 것처럼 많이 움직인다.

물론 김정혁의 폼을 흉보려고 꺼낸 얘기는 아니다. 선수마다 타격폼이 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각기 다르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폼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적화 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김정혁의 타격폼에서도 이런 장점을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상·하체 분리 동작을 통해 힘과 정확성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김정혁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2011년 삼성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후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1군 진입을 노렸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서야 삼성의 주전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조금씩 기회를 잡기 시작했고, 올 시즌에는 지난 6일 1군에 콜업됐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김정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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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김정혁은 2017년 6월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하지만 1년 전에도 그런 적이 있다. 때문에 그는 들뜨지 않고 매 경기를 절실하게 임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작년에도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1군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도 깨달았을 것이다. 올해 상대적으로 경기수가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경험이 타석에서 좋은 흐름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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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반 좋은 흐름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2016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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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자 출루 시 높아진 타율


김정혁의 타격폼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김정혁의 준비자세는 앞 다리를 열고(오픈) 배트를 똑바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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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1 준비자세. 사진=SBS스포츠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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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은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구간으로 옮겨질 때 앞발을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착지하며 투수와 거의 스퀘어 스탠스를 취한다. 그때 왼쪽 어깨를 살짝 포수 방향으로 넣으며 상·하체 분리 동작을 한다. 상체가 투수가 보일 정도로 많이 들어가는 것 같지만 실제 타격모습은 그렇게 많이 들어(포수 방향)가지 않는다. 하체가 투수 방향으로 움직일 때 배트를 쥐고 있는 손은 뒤에 남겨두고 있다.

두 번째는 하체로 리드한 후 배트를 가지고 나오는 각도가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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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어프러치 구간. 사진=SBS스포츠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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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이동 구간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체부터 시작해서 허리로 연결되는 힘의 전달 순서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 구간에서 순차적으로 전달이 잘되고 있다. 또 배트를 볼에 가지고 나오는 각도가 대략 45도 전후가 이상적이라고 하는데 김정혁이 이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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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 컨텍 구간. 사진=SBS스포츠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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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오른발) 있던 체중이 앞다리(왼발)로 연결된 후 왼팔이 몸통에 붙어 있으며 조정력과 힘의 누수를 방지하고 컨택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거기에 더해 볼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 자세가 유지되면서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 1-3에서 보면 컨택 포인트가 살짝 늦었지만 안정된 하체와 상체의 균형으로 우익수 앞에 안타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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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구안 - 지난해와 비교 스트라이크가 볼 보다 많은 상황에서 타격 횟수 줄었음


김정혁이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하루하루 단단하게 쌓아놓은 자신만의 기술은 위기에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삼성의 타격 상승세는 러프, 이승엽, 구자욱으로 이어지는 간판선수들의 활약도 있지만 김정혁의 결정적 안타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안타를 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김정혁의 활약을 오늘도 기대해 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사진=SBS스포츠 영상캡쳐

기록제공=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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