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대호 친구 이우민, 17년만에 터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롯데 외야수, 그간 아쉬운 타격… 올시즌 3할대 16타점 맹활약

"친구들 조언 들으니 잘맞네요"

프로야구 롯데의 외야수 이우민(35)은 홈 팬들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외야 수비 능력은 KBO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지난 시즌까지 통산 타율 0.231에 그칠 정도로 방망이가 무뎠다. 훈련량은 팀 최고다. 프로 17년 차 베테랑인 이우민은 아직도 제일 빨리 야구장에 도착해 가장 늦게 그라운드를 떠나는 '연습벌레'다. 17년간 롯데에서 뛴 그를 놓고 팬들은 '피나는 노력도 배반할 때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런 이우민이 올 시즌 달라졌다. 29일 현재 이우민은 48경기 중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16타점을 뽑아냈다. 지난 16년간 총 11개였던 홈런이 올해만 3개다. 이런 활약으로 이우민은 손아섭과 전준우, 김문호 같은 붙박이 주전 후배들과의 치열한 경쟁에도 버텨내고 있다. 팬들도 '피나는 노력이 결국은 빛을 보는 거냐'는 반응을 보인다.

조선일보

빛 본 '연습벌레' - 프로 17년 차 이우민은‘반쪽’선수에서 완전한 선수로의 변신을 꿈꾼다. 지난 23일 SK전에서 동점 3점 홈런을 때린 모습. /롯데 자이언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우민은 본지 통화에서 '멘털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올해는 여러사람의 코칭을 받으며 여유가 생겼어요. 동갑내기 (이)대호에게 자주 물어봅니다. 요즘은 타격 조언이 귀에 쏙쏙 박히네요(웃음)." 1982년생 이우민은 팀 내 이대호, 최준석, 손승락과 같은 또래다. 모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이다. 특히 절친한 이대호와는 부산 수영초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도 수영초 동기생이다. 그는 "크게 의식한 적은 없었지만 유명한 동기들 때문에 나도 악착같이 훈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그는 실력이 만개하려 할 때마다 부상으로 쓰러졌다. 3할 이상을 치며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던 2007년엔 왼손목을 다쳐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절치부심하던 2014년 시즌 후엔 발목 수술을 받았다. 그때 그는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다. 이름까지 모든 걸 바꿔보자'며 개명(改名)을 결심했다. 아마 '이승화'라는 롯데 선수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은 있을 것이다. 이승화에서 이우민이 된 게 이때였다. 그는 "몇 년 새 이렇다 할 부상이 없는 것을 보니 이름 바꾸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이우민은 "야구를 할 땐 항상 절박하다"고 했다. 그는 2001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늘 부상당하거나 2군행을 맛보며 좌절했다. 지금까지 '수비만 잘하는 선수'였던 그에게 남은 선수 생활 목표를 물었다. "전 '반쪽' 선수였잖아요. 이제 방망이도 뜨거운 '완전체'로 변신 중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순흥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