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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PL 결산 영상 ③] '극과 극' 살아난 성용, 위기의 청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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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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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그동안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은 오랜 시간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를 상징하는 선수들이었다. 머무는 팀마다 성실한 태도로 감독들의 신뢰를 받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치열한 잔류 싸움 속에서 소속 팀은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고, 그 여파로 감독 교체가 숱하게 이뤄졌다. 특히 기성용은 잦은 감독 교체 속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눈에 띌 만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청용은 2015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 합류 후 2시즌 째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상태다.

다행히도 '쌍용' 모두 이번 시즌 EPL에서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기성용의 스완지 시티는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으나 리그 막바지부터 상승세를 달리면서 15위(12승 5무 21패, 승점 41점)로 마쳤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은 지난달부터 주전 자리를 차지, 중원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팀의 잔류에 힘을 보탰다.

반대로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는 리그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놓고 16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EPL 37라운드에서 헐 시티를 4-0으로 대파하면서 잔류를 확정지었고, 다음 시즌에도 EPL에서 그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팰리스의 잔류에서 이청용의 존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성용 - 위기에서 일군 '반전', 스완지 잔류에 힘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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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에서 기성용의 입지는 상당히 두터웠다. 그러나 2015년 12월 자신을 중용하던 게리 몽크 감독이 경질됐고. 프란세스코 귀돌린 감독 체제가 들어서자 그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귀돌린 감독의 성향과 기성용의 플레이 스타일이 일치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6월부터 4주간 군사 훈련을 받은 기성용은 스완지의 프리 시즌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팀 복귀 후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지난해 8월 13일 번리와 개막전에서 결장한 기성용은 EPL 헐 시티, 레스터 시티를 상대한 EPL 2, 3라운드에서 교체 투입으로 조금씩 실전 감각을 찾아갔다. 이어진 첼시와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경기력에서 난조를 보였고, 스완지도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귀돌린 감독은 기성용 대신 잭 코크, 르로이 페르를 더 중용했다. 확실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기성용은 귀돌린 감독과 악수를 거부하며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귀돌린 감독의 경질되고 마이클 브래들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성용이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기성용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브래들리 감독은 겨우 2개월 만에 스완지를 떠나야 했다.

폴 클레멘트 감독 부임하면서 다시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된 기성용은 올해 2월 사우스햄튼과 EPL 23라운드를 끝으로 무릎 부상으로 한 달 이상을 결장했다. 그가 돌아왔을 땐 스완지의 중원은 이미 캐롤, 코크, 페르가 차지한 상태였다. 클레멘트 감독은 이들을 크게 신뢰했고, 기성용이 다시 비집고 들어가기엔 틈이 너무 좁았다.

인내의 시간을 보내던 기성용에게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 지난달 22일 스토크 시티와 경기에서 중원의 핵심인 페르가 경기 시작 20분 만에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됐고,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을 투입했다. 급작스러운 출전으로 몸조차 제대로 풀지 못한 상황. 하지만 기성용은 유연한 볼 터치와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때로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스완지에 공격 기회를 제공하면서 2-0 승리에 기여했다.

전에 비해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자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을 중용했다. 스완지는 본격적으로 기성용을 기용하면서 팀 성적도 살아났다. 지난달 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를 시작으로 에버튼, 선덜랜드를 연달아 격파하면서 4경기 무패(3승 1무)를 달렸다. 선덜랜드와 EPL 37라운드에선 카일 노튼의 골을 도와 시즌 1호 도움으로 스완지의 EPL 잔류에 기여했다. 비록 시즌의 시작은 어려웠으나, 마지막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이청용 - 이적 대신 잔류, 그러나 수정궁에서 현실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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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은 팰리스에서 944분을 뛰었다. 후보 선수로 머물렀던 것에 비해 많은 시간을 뛴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출전 시간은 세 시즌 동안 팰리스 소속으로 리그에서 뛴 시간이다. 경기 수로만 따지면 총 31번 출전, EPL의 각 팀이 한 시즌에 치르는 경기 수보다 적은 수치다.

이번 시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13경기, 387분)에 비해 79분, 2경기를 더 뛰었지만 큰 의미가 없다. 그나마 앨런 파듀 감독이 팰리스를 이끌고 있을 땐 컵 대회를 포함해 13경기를 뛰었고, 지난해 9월 선덜랜드와 EPL 6라운드에선 경기 종료를 앞두고 투입돼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결승 골을 돕기도 했다.

그러나 파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샘 앨러다이스 감독 밑에서 출전 기회는 없었다. 정확히는 팰리스가 1월에 치른 8경기 중 6경기(선발 3, 교체 3)에 뛴 것을 끝으로 이청용은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이 허다했고, 벤치에 앉아도 그가 투입되는 일은 없었다.

이달 6일 이청용은 맨체스터 시티와 EPL 36라운드에서 무려 14경기, 98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팀이 0-2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벤치에 앉아있던 로익 레미, 바카리 사코, 프레이저 캠벨를 제치고 앨러다이스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팀은 3골을 더 허용하면서 0-5 대패를 당했고, 남은 2경기에서 그는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겨울 이적 대신 잔류, 주전 경쟁에 뛰어들기로 한 이청용이 마주친 것은 차가운 현실이었다.

[영상] 살아난 성용, 위기의 청용 ⓒ스포티비뉴스 서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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