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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170승'은 경유지일 뿐…양현종 "통산 2위 아닌 '최초' 하고파, 끝까지 노력할 것"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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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승리를 향한 질주, 멈추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양현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3-2 대승에 공헌하며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이번 경기 전까지 통산 169승으로 KBO리그 전체 선수 중 승리 2위에 자리했다. 이날 무사히 선발승을 챙기면서 시즌 2승(1패)과 더불어 개인 통산 170승(114패)을 완성했다. 역대 승리 1위인 송진우(210승153패)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170승 고지를 밟았다.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양현종의 올 시즌 성적은 6경기 35⅔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3.53이 됐다.

이날 총 투구 수는 94개(스트라이크 65개)였다. 패스트볼(46개)과 슬라이더(27개), 체인지업(20개), 커브(1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3km/h였다.

1회말과 2회말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선보였다. 3회말엔 변상권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김재현의 투수 방면 희생번트로 1사 2루. 김휘집과 고영우를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말엔 로니 도슨과 7구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송성문과 최주환의 중견수 뜬공, 이원석의 3루 직선타로 3아웃을 채웠다.

5회말 실점을 떠안았다. 주성원의 헛스윙 삼진 후 변상권의 좌중간 안타가 나왔다. 김재현의 3루수 직선타로 2사 1루. 양현종은 후속 김휘집에게 4구째로 140km/h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투런 홈런이 됐다. 키움이 2-8로 추격해 오자 고영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6회말은 세 타자로 끝냈다. 도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송성문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최주환의 2루 땅볼로 마침표를 찍었다. 7회말은 삼자범퇴였다. 타선의 든든한 득점 지원으로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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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양현종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 먼저 임했다. 그 사이 후배 투수들이 더그아웃에 모여 일을 꾸몄다. 아이스박스에 생수와 비타민 등을 섞은 물까지 모두 부어 양현종을 축하해줄 준비를 마쳤다. 인터뷰 후 양현종은 아이스박스를 들고 무섭게 달려오는 정해영을 본 뒤 그라운드로 전력 질주해 도망갔다. 정해영은 한 차례 삐끗해 물을 제법 흘렸지만 끝내 양현종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데 성공했다.

양현종은 "이런 축하를 받는다는 게 정말 기분 좋다. 팀이 하나가 됐다는 느낌도 많이 든다"고 웃으며 입을 뗐다.

이날 경기엔 양현종의 170승과 더불어 KIA의 구단 최소경기 20승 신기록이 걸려있었다. KIA는 이번 키움전서 시즌 27경기 만에 20승(7패)을 빚었다. 종전 구단 기록은 1993년과 2017년 28경기 만에 이룬 20승(각각 8패)이었다. KIA는 3연승을 달리며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에 선착했다.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최소경기 20승 등) 기록은 모르고 지나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시즌 초반이라 큰 의미는 없는 듯하다"며 "그보다 팀을 대표하는 양현종이 선발로 나가기 때문에 양현종의 170승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관련해 양현종은 "몸 풀기 전 감독님의 기사를 봤다. 인터뷰를 잘못하신 것 같다"며 웃은 뒤 "내 승리보다는 팀이 당연히 더 중요하다. 잘 나가고 있는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버티려 했다. 야수들이 점수를 잘 내줘 뜻깊은 승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양현종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온 힘을 다해 던질 때의 밸런스가 나오지 않았다. 아직 몸이 덜 올라온 상태다"며 "경기 중간중간 포수 (김)태군이에게 많이 혼났다. 세게 던지면서 감을 잡아야 태군이도 리드를 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휘집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강하게 던져야 밸런스가 좋아지고 공 끝에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이런 상태로 투구했다가는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6회부터 전반적인 구속 등이 더 오른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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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은 2008년 데뷔해 꾸준히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 포수다. 양현종은 "내가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공이 나오지 않아 태군이도 답답하고 아쉬웠던 것 같다. 확실히 경험 많은 선수라 중간에 끊어주는 역할을 잘한다"며 "볼배합이나 리드 등 크게 문제 될 게 없다. 후배 포수인 (한)준수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양현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목표 지점은 대선배인 송진우의 210승이다. 그는 "솔직히 170승에 이렇게 축하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 애매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축하해줘 무척 고마웠다"며 "내 목표는 통산 2위가 아닌 'KBO 최초'라는 수식어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현종은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송진우 선배님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반드시 해내고 싶다. 그게 내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가장 큰 목표일 듯하다"고 강조했다.

KIA의 마지막 우승은 2017년이었다. 당시에도 정규시즌 20승을 선점한 뒤 통합우승을 이뤘다. 2024년의 KIA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양현종은 "지금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아직은 2017년도의 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시즌 초반 이만큼 승패 마진을 벌린 적이 없어 지금도 분위기는 정말 좋다. 언제든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며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2017년도가 더 세다. 타선이 충격적일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이)범호 형, 아 아니 이범호 감독님이 그때 7번 타자였다. 타선의 무게감이 장난 아니었다"며 "감독님이 7번일 정도면 앞 타순의 타자들은 얼마나 잘 쳤겠나. 지금 타자들, 타선의 응집력도 무척 좋지만 2017년이 정말 강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치고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시즌 중 언젠가는 전체적인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도 올 것이라 본다. 최대한 승리를 쌓아놔야 큰 타격이 없을 듯하다"며 "선수들 모두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 이기려 한다. 그게 큰 원동력이다. 각자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해주고 있어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 모두 따라오는 것 같다"고 짚었다.

양현종과 기아의 날갯짓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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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척,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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