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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루키의 한 달②] 넥센 이정후 "프로에서의 내 활약, 50점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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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의 한 달 | 3월 31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순수 신인은 김명신(두산), 김성민(SK), 이정후(넥센), 장지훈(삼성), 홍현빈(kt)까지 5명이었다. 그리고 꼭 한 달이 지난 현재 1군 엔트리에는 이정후와 김성민 만이 남아있다. 장지훈은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김명신은 경기 중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홍현빈은 2군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1군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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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피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인 넥센 히어로즈의 순수 신인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그 말을 증명하고 있다.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7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데뷔 전부터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 큰 기대를 받았던 이정후는 김혜성과 더불어 유이하게 지난해 넥센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신인이었다. 프로에 걸맞지 않은 몸이라는 평가를 받고 웨이트에 집중했고, 스프링캠프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넥센의 장정석 감독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고졸 신인답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동안 웨이트를 통해 힘이 붙었고, 그랬더니 타구질도 좋아졌다"고 평했다.

시범경기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정후는 기대 이상이었다. 총 12경기에 출전해 33타수 15안타로 타율 4할5푼5리를 기록했고, 4타점과 1도루를 올렸다. 신인의 패기가 느껴지는 시원한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뛴 결과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1군에 당당히 입성한 이정후는 시범경기 '반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25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8리로 3할에 가까운 타격을 선보였고, 2홈런 9타점 1도루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선수들이 1군, 2군을 오갔지만 이정후는 주전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장정석 감독은 첫 시즌부터 이런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드물다며 이정후를 '특별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 한 달간 선수로서의 나는 50점"이라며 스스로에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잘되는 점은 잘 모르겠고 모든게 다 조금씩 부족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보완점으로 꼽혔던 수비 연습에 치중했다고 밝힌 이정후는 "코치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시고 살펴주셨다. 처음보다 수비 측면에서 많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겪은 프로세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정후는 "내 생각과 똑같았다"며 "모든 선배들이 야구를 다 너무 잘하신다. 내가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웃었다. 하지만 실력이 출중한 선배들의 존재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들 정말 많이 가르쳐주신다. 선배님들 모두 너무 잘해주셔서 야구할 때 편하고 또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고졸 신인답지 않은 종횡무진 활약에 벌써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다. 그러나 이정후는 "전혀 욕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개막한 지 이제 한 달이다. 30경기도 채 안됐다"고 손사래를 친 그는 "아직 신인왕을 욕심내긴 이르고, 1군에서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허정협과 돈독한 사이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허)정협이 형과 나는 스타일이 전혀 다른 타자다.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정협이 형이 너무 잘 챙겨주신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신다"고 '형아 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장정석 감독은 "신인이라는 생각보다 이제는 본래 프로 선수였던 것처럼 느껴진다"며 이정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경험이 부족한 새내기인만큼, 체력 관리에 대한 부분도 잊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 연속으로 3경기를 뛰었던 것이 가장 많이 뛴 경험이라더라"고 웃은 장 감독은 "체력적 소모가 당연히 걱정된다. 관리해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정후 스스로도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었다. 타격 사이클 기복을 줄여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1군에서 겪는 모든 일이 다 좋은 경험"이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은 그는 "다치지 않고 더 노력해서 발전을 이루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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