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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KGC 주장 양희종의 특별한 1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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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KGC 양희종이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골밑슛을 성공하고 있다. 최용민기자 leebea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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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최정식기자] "꼭 이기고 싶었다. 이겨야 말할 수 있으니까."

안양 KGC인삼공사가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서울 삼성에 88-82로 역전승을 거두고 2승 1패로 다시 앞서갔다. 이날 KGC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선수는 주장 양희종. 13점 5리바운드 6도움. 다른 선수의 것이라 해도 괜찮은 기록이었지만 그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양희종은 정규시즌에서 평균 25분여를 뛰며 3.9점을 기록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득점은 그의 분야가 아니다. 수비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다. 궂은 일을 도맡으며 동료들을 돕는데 주력해온 그가 이날만큼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2쿼터 팀의 주득점원인 이정현이 침묵하면서 데이비드 사이먼만이 외롭게 골을 넣고 있을 때 양희종은 외곽과 골밑에서 득점에 가세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했다. 승부처인 4쿼터에는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최다인 8점을 넣었다. 그런 활약으로 한때 11
점까지 뒤졌던 KGC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양희종은 경기가 끝난 뒤 "키퍼 사익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격에서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국내선수들이 우리끼리 즐기면서 우리 농구를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공격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사익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는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2차전에서 이정현이 삼성 이관희와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이관희는 그 경기에서 퇴장당했고 징계를 받아 3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 일로 이정현은 먼저 거친 플레이로 이관희를 자극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평소 습관적인 할리우드 액션을 한다는 비난까지 겹쳐지면서 이관희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3차전에서도 관중석에서 그를 향한 야유가 나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정현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양희종은 "이겨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얘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기고 싶었다. 여러가지 상황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정현이가 이 자리에서 사과도 했지만 정현이와 이관희 선수 모두 잘못했다. 여론이 한쪽을 너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양희종은 할 말이 있어서 이기고 싶었다지만 승리로 얻은 것은 말할 기회가 아니라 팀의 사기를 올린 것이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두 다 털어내고 좋은 경기를 하자고 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둬 이제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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