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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내달 2일은 류현진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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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시범경기 등판할 수도"

작년 첫등판서 강판 팔꿈치수술… 어깨 회복여부에 선수생명 달려

조선일보

류현진(30·LA 다저스·사진)은 이대로 주저앉을까, 아니면 극적으로 부활하게 될까. 류현진이 이르면 3월 2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 경기에 등판할 전망이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7일 현지 인터뷰에서 "다음 불펜 피칭 결과에 따라 류현진과 스콧 카즈미어 중 한 명을 2일 시범 경기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이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거론했다는 건 그의 재활 속도가 빠르다는 걸 뜻한다. 당초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스프링캠프 합류조차 부정적으로 봤다.

이번 시범 경기는 류현진에게 실전만큼이나 중요하다. 예전 구위를 보여줘야 하고, 던진 다음에도 어깨나 팔꿈치에 통증이 없어야 한다. 류현진은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2015년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위팔뼈와 어깨가 닿는 관절 가장자리 연골) 파열이 발견돼 수술을 하면서 시즌을 마감했고, 이후 재활 단계에서 여러 차례 통증을 느껴 '거북이 회복'을 했다. 2016년 첫 등판이던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선 4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난타당한 뒤 다시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9월 다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했다.

벼랑 끝에 선 류현진은 귀국 후 모든 외부 일정 없이 재활에만 매달렸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사실상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 속에 자신을 한계까지 몰았다. 그는 2월 초 미국 애리조나 LG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한 다음 "몸 상태가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좋다. 투구 시 불편함도 거의 없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후 다저스 캠프에서 그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릭 허니컷 코치도 "훌륭해(Excellent)"를 외쳤다.

그럼에도 그의 '완벽한 재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팔꿈치는 수술을 통해 부상 이전 상태로 완전 회복이 가능한 반면 어깨는 성공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특히 관절와순 수술은 최근까지도 '은퇴'와 연결될 수 있을 만큼 위험성이 높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관절와순은 관절 내 조직이어서 기능 자체가 손상되면 100% 회복이 쉽지 않다"고 했다. 수술 후 회복해도 정상 상태의 70~75%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엔 투수의 생명인 공 스피드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통증이 계속 남기도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216승을 올린 커트 실링은 1996년 관절와순 수술을 하고 다음 시즌에 복귀해 더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에게 시범 경기 등판은 그의 야구 운명을 결정할 '인생 경기'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강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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