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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다’서 해낸 장하나 … 11m 이글로 뒤집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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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출전대회서 통산 4승 달성

4타 뒤진 최종일, 첫 홀 보기에도

막판 6개 홀서 5타 줄여 역전 드라마

중앙일보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챙긴 장하나가 세계랭킹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LPG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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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25·BC카드·사진)는 통통 튄다. 성격도 밝은 편이고, 행동도 거침없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뜻에서 별명도 ‘에너자이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장하나는 베트남에서 체력을 다지고, 샷을 가다듬었다. 그는 항상 겨울 훈련을 충실히 한 덕분에 다른 선수에 비해 출발이 좋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더니 올해는 첫 출전한 대회에서 덜컥 사고(?)를 쳤다.

장하나는 19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장하나는 첫 대회부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10월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의 우승. LPGA투어 통산 4승째다. 장하나는 이날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를 받았다.

베트남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장하나는 지난 10일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1월 바하마에서 열렸던 올시즌 개막전을 건너뛰고 호주여자오픈을 첫 경기로 선택한 것이다. 장하나는 바람을 종잡을 수 없는 바하마와는 달리 호주에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15년 호주여자오픈에선 7위, 지난해엔 4위를 차지했다.

최종일 선두에 4타 뒤진 채 출발한 장하나는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 속에서도 잘 버티면서 기회를 엿봤다. 오후 들어서도 거센 바람이 불면서 상위권에 포진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6개 홀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12번홀까지 그린을 6차례나 놓쳤던 장하나는 13번 홀부터 찬스에 강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13번 홀(파4)에선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대역전극의 시동을 걸었다. 14번 홀(파4)에서도 까다로운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장하나는 15번 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핀 1.2m 옆에 붙였지만 이번엔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예전 같으면 화를 낼 만한 상황이었지만 장하나는 파세이브를 한 뒤 생글생글 웃으며 다음 홀로 걸어갔다. 16번 홀에서도 파를 기록한 장하나는 선두였던 리젯 살라스(미국)가 2연속 보기를 기록한 덕분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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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챙긴 장하나가 세계랭킹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LPG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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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파5의 17번 홀(425m)에서 마침내 승부를 뒤집었다. 아이언샷으로 두번째 샷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11m가 넘는 거리에서 기적에 가까운 이글 퍼트를 홀속에 떨어뜨렸다. 순식간에 2위와의 타수 차는 3타로 벌어졌다. 장하나는마지막 18번 홀(파4)에선 승리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6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장하나는 “올해 목표는 5승이다. 목표를 높게 잡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기에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3승을 챙겼던 장하나는 “골프인생에서 올해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나나 마드센(덴마크)이 7언더파 2위를 차지했거,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이민지(호주)와 함께 6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고교생 최혜진(학산여고2)이 5언더파 공동 7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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