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김재호가 말하는 '주장의 품격' 소통과 분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1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경기장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훈련이 진행됐다. 주장인 김재호가 투수들과 함께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예선 통과만 하면 편하게 갈 것이다. 수비로 뒷받침 해야 한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캡틴’ 김재호(두산)가 최대 관문인 1라운드 통과를 목표로 삼았다. 김재호는 14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에 위치한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수비가 기본을 잘 잡아줘야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연습경기부터 수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 예선만 통과하면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쉽게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5개 구단 주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선참 이대호(롯데)를 필두로 박석민(NC) 이용규(한화) 서건창(넥센) 등이 김재호와 함께 소속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국내 최고 기량을 가진 주장들을 제치고 대표팀 주장으로 임명된 김재호는 ‘캡틴 오브 더 캡틴’인 셈이다. 김재호는 “내가 딱히 하는 일은 없다. 그래도 해결해야 할 일이 있거나 팀의 규율을 만들 때 다른 팀 주장들에게도 조언을 구한다. 그게 예의이고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통을 바탕에 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주장으로 딱히 하는 건 없다.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KBO 프런트와 소통하는 정도다. 대표팀 경력이 많지 않아 아직 시스템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팀 경력은 많지 않은 편이다. 2015년 프리미어12에 참가하며 대표팀을 경험한 게 전부다. 당시 주전 유격수로 전경기(8경기)에 출장한 김재호는 2루타 3개를 포함해 19타수 8안타 6득점 타율 0.421로 하위타선의 뇌관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스스로는 “대표팀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할 위치가 아니다”며 자세를 낮추고 있다. 김재호는 “내가 언제 또 WBC 같은 국제대회에서 주전으로 뛰어 보겠는가. 평생에 한 번 정도 있을까? 이런 걸로 부담을 느끼면 스스로 한심할 것 같다. 프리미어12 때는 대표팀에 처음 뽑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서울

13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경기장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훈련이 진행됐다. 김재호가 수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오키나와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2연속시즌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답게 수비로 팀을 돕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는 박진만의 뒤를 잇는 ‘국민유격수’ 후보라는 평가에 “아직 멀었다. 박진만 선배 등은 나보다 기량이 월등했다. 나는 팀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게 목표”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수비가 기본을 잡아주지 않으면 경기를 풀어나가기 어렵다. 연습경기 때부터 수비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롤링스사 공을 공인구로 사용하기 때문에 적응력을 높이는 게 선결 과제다. 김재호는 “공이 미끄러운 편이라 송구할 때 손에서 빠지는 경향이 있다. 급하게 수비하면 안될 것 같다. 천천히 차분하게 플레이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척돔에서 1라운드를 치르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비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그는 “큰 경기는 투수싸움이다. 투수와 수비의 합이 맞아야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수비가 불안하면 투수도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타자도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1라운드만 통과하면 아우토반을 달리는 것처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말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30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알아서 다 한다. 몸도 상당히 잘 만들어온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분위기도 참 좋다. 형들의 유머가 특출나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경기에서 제 기량만 발휘하면 어렵지 않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