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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약소국에 산타클로스 된 인판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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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월드컵 본선 48개국 확대 결정

중국 등 환영…정몽규 회장 “세계 축구열기 확산 기여”

마라도나 “축구 열정 새롭게 하는 좋은 아이디어”

유럽클럽협회는 “축구가 아닌 정치적 결정” 반대



“월드컵 본선 진출팀을 48개로 확장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스포츠 장점(Sporting merit)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0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열린 평의회에서 만장일치로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팀을 기존 32개에서 48개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데 대해 일부 비판론이 제기되자, 잔니 인판티노(47·스위스) 피파 회장이 한 말이다. 피파 조직 개혁을 주장하는 단체인 ‘뉴 피파 나우’(New FIFA Now)가 이번 결정은 “돈과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그는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반대이며, 축구 결정(football decision)”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각국 클럽팀의 이익을 대변하는 유럽클럽협회(ECA)가 “피파가 스포츠적이기보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며 반대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 피파 나우는 “출전팀 확장으로 본선 대회 경쟁력을 희석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인판티노 회장은 “많은 국가에 출전 자격을 주면 그런 팀들이 축구 저변과 엘리트 축구에 더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그동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남의 나라 일처럼 바라보던 베트남, 타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그리고 중국 등 축구 변방국들에 이번 결정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일본에다 이란, 카타르 등 아랍권 강호, 호주에 밀려 월드컵 본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가운데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맨 먼저 공식적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정 회장은 11일 “피파 평의회의 결정을 환영한다. 전세계적인 축구 열기 확산과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아시아 대륙은 세계 축구의 미래다. 월드컵 참가의 희소가치와 경기 수준의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참가팀이 늘어난 지난해 유로 2016의 예에서 보듯이 최근 각국의 경기력이 상향 평준화돼서 걱정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 부회장과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47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지만, 11개 팀만이 월드컵 본선 경험을 했다.

피파 평의회에 참석한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 또한 “월드컵에 참가할 기회가 더 많은 나라에 돌아가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늘어난 본선 출전권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해방일보>는 11일 “역사상 단 한 차례(2002 한일월드컵) 본선에 나갔던 중국에는 희소식이다. 국가대표 출신 리이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소리 한번 질러도 되겠는가? 아침이 밝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중국 팬들이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고, 축구계에서는 ‘중국 축구자본의 상상력을 열어젖혔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지난 9일 피파 어워즈에 참석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늘리는 것은 모든 나라에 꿈을 주는 것이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하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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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아시아에는 월드컵 본선 출전 티켓이 4.5장 주어지고 있지만, 2026 월드컵부터는 최대 9장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2014년 각각 5개국과 4개국이 본선에 진출했다. 2026년부터는 각각 9장까지 가져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본선 진출팀이 32개로 늘어났는데, 유럽이 13장으로 가장 많은 티켓을 가져간다. 아프리카는 5장, 남미는 4.5장, 북중미는 3.5장, 오세아니아는 0.5장이다. 본선 진출팀이 16개나 더 늘어나면, 강팀이 즐비한 유럽과 남미에서도 더 많은 팀에 출전 기회가 돌아가는 효과도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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