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지난 15일 일본 위성TV방송인 BS닛폰은 급작스럽게 “21일부터 방영 예정이던 송일국 주연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방송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 대해 BS닛폰은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다케시마(독도) 횡단 프로젝트에 송일국이 참여해 시청자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복절인 그날 독립유공자 후손인 송일국이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수영으로 동해를 건너 독도에 발을 디딘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경색되면서 그 후폭풍이 공연계에도 불어닥칠지 우려하는 관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독도문제로 인해 첫 방송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일본 내 한국드라마가 불방된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하반기 일본에서 공연을 앞둔 한국뮤지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올 가을 일본에서 공연될 한국뮤지컬은 ‘런투유’라고 제목을 바꾼 DJ DOC의 주크박스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와 지난 봄 일본 초연 이후 다시 앙코르공연이 성사된 ‘빨래’,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궁’과 체코뮤지컬을 국내 제작진이 재창작한 ‘잭 더 리퍼’, 근래 창작뮤지컬 중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광화문 연가’ 등이 있다. 이들 작품은 라이선스 공연과 한국 제작진의 투어형식 등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오사카와 도쿄 등지에서 일본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단 각 작품 관계자들은 최근 얼어붙은 한일관계 때문에 공연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관객들이 표를 취소하거나 예매율이 떨어지거나 하는 양상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빨래’의 도쿄 공연을 위해 일본에 가 있는 명랑시어터수박의 최세현 PD는 “일본 관객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상당히 오래 전부터 계획하는 특성이 있다”며 “최근 한일관계로 예매한 표를 취소하는 관객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잭 더 리퍼’ 홍보팀의 정유라 씨도 “현재 한일관계가 9월 ‘잭 더 리퍼’의 일본 공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며 “사전 예매율이 높게 나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국뮤지컬 전문잡지인 ‘한국뮤지컬가이드’의 기자이자 일본 공연 코디네이터인 다카하라 요코 씨는 “일본의 뮤지컬 관객 특성상 독도문제 때문에 한국뮤지컬을 보지 않겠다고 할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티켓 판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일본 제작사의 투자를 받아 일본에서 공연을 올리는 과정에는 양국 간의 갈등관계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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