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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둘이면 충분하다"...최강 NC 불펜에 이현승-이용찬 더블스토퍼로 맞불놓은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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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2016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투수 이현승이 경기 후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6.10.3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둘이면 충분하다.”

과연 불펜 투수 2명으로 한국시리즈를 모두 끝낼 수 있을까? 두산이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야구로 2017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다.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등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에 장원준, 유희관의 특급 좌완 듀오가 연달아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니퍼트는 22승 3패로 다승 1위에 올랐고 방어율(2.95) 1위, 승률(0.880) 1위 등 투수부문 3관왕에 올랐다. 18승 7패 방어율 3.80을 기록한 보우덴은 160개의 삼진을 솎아내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나란히 15승 6패로 국내 투수들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이들 ‘판타스틱 4’가 합작한 승수만 70승이다.

두산은 ‘판타스틱 4’의 위세를 등에 업고 역대 한 시즌 최다인 93승을 쓸어담으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딱 하나 허약한 불펜이 마음에 걸렸다. 두산은 팀 방어율 4.45로 1위에 올랐지만 불펜 방어율은 5.08로 5위에 그쳤다. 게다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정규시즌 2위 NC는 팀 방어율 4.48로 근소하게 두산에 뒤졌지만 불펜 방어율은 4.15로 최강을 자랑했다. 선발이 힘으로 누르지 못할 경우 불펜 대결에서는 두산이 밀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더블스토퍼’ 시스템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강력한 선발진의 힘을 믿고 불펜 투수 활용은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 이미 그 효과를 톡톡히 검증했다. 김 감독은 불펜진이 속절없이 무너지자 선발투수 바로 뒤에 곧바로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해 리드를 지키는 전략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해엔 이현승이 플레이오프 4차전 2이닝, 5차전에 3이닝을 연달아 던지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올 시즌엔 든든한 지원군 한 명이 가세했다. 두산의 뒷문을 책임지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용찬이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 패턴은 선발 뒤에 곧장 마무리 투수를 투입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1차전에서는 니퍼트 뒤를 이용찬과 이현승이 받치며 연장 11회까지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차전에서도 장원준에 이어 이현승이 0.1이닝을 던졌다. 5-1의 리드 상황인데다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전날 등판한 이현승을 연투시킬 이유는 없었지만 김 감독은 작은 불씨 하나 남기지 않기 위해 이현승을 투입해 잔불정리까지 확실하게 했다. 이현승도 이틀 연투를 했지만 투구수는 단 7개 뿐이라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 이용찬도 1차전에서 2.1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틀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해 3차전 등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산 마운드의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운용은 포스트시즌들어 더 강력해진 선발야구 덕분에 가능했다. 1차전에는 니퍼트가 8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고 2차전에서도 장원준이 8.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보우덴과 유희관이 3, 4차전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패턴은 3차전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리드를 하고 있는 경기라면 이용찬과 이현승 외에 다른 불펜 투수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다른 불펜 투수들은 저마다 불안요소를 하나씩 갖고 있어 신뢰가 덜가는데다 1, 2차전 모두 경기 중후반까지 박빙의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스타일이라면 뒤지는 상황이더라도 경기 중반까지 1~2점차라면 추격조를 투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타스틱 4’의 위력에 더해 ‘빅 2’로 버티는 불펜야구로도 NC를 압도하고 있는 두산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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