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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터뷰]'내일' 김희선 "30년째 사랑받는 비결? 아직 많이 부족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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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김희선이 드라마 `내일`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내일'은 누군가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배우 김희선(45)은 MBC 금토드라마 '내일'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내일'(극본 박란 박자경 김유진, 연출 김태윤 성치욱)은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리는 저승 오피스 휴먼 판타지 드라마. 라마 작가의 동명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평균 3%대의 시청률로 초반 예상보단 부진한 성적표로 마무리됐지만 '위로'의 키워드와 함께 안방극장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드라마 종영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서면으로 만난 김희선은 '의미 있는' 작품에 참여한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우리 주변만 돌아봐도 이런 저런 고민으로 힘든 친구들이 많지 않나요? 그들을 위로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내일’을 만났어요. 분명 ‘내일’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를 수 있어요. 드라마 ‘내일’이 재미나 흥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잘 전해진 거 같아서 기분 좋아요."

시청자들의 호평 속, '내일'을 본 딸 연아의 반응도 궁금했다. 김희선은 "따뜻한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게 가족인 것 같다. 딸이 재미있게 봐주고 있어 기분이 좋고 보람됐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칭찬해주시는 것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지만 딸이 재미있게 봐줘서 더욱 힘이 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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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은 `내일`에서 저승사자 구련 역을 맡아 삶에 대한 진지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극중 김희선은 저승사자 구련 역을 맡아 작품의 메시지를 시청자에 유려하게 전달했다. 구련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위기관리팀 팀장으로, 생을 끝낸 사람을 명계로 인도하는 흔한 저승사자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이색 저승사자였다. 가죽점퍼에 핑크색 단발머리로 화끈하게 시선을 모은 김희선은 구련 캐릭터를 통해 변신의 귀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내일'은 학교폭력, 국가 유공자, 악플 등 다양한 에피소드와 출연진을 통해 삶과 죽음, 인생과 행복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그 중 김희선의 뇌리에 가장 깊게 남은 에피소드는 6회, 한국전쟁에 참여한 국가유공자와 관련한 에피소드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6회에서 영천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신이 지켜낸 나라니까요'라는 련의 대사요. 영천과 같은 소중한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고, 잠시 잊고 있었던 그분들을 향한 감사를 계속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반성도 들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극 후반부에는 구련의 전생 스토리가 펼쳐져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구련은 전생에 박중길(이수혁 분)과 부부 관계였으나 뜻밖의 오해에 폭주하는 박중길의 모습에 자책하며 자결을 택했던 것. 구련을 연기하는 김희선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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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이 극중 소화한 핑크머리에 대해 "구련을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저 또한 오죽했으면 사랑하는 남자가 망가지는 게 싫어서 스스로 그런 결정을 했을지 안타까웠다"면서도 "그런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충분히 이해됐고, 그래서 더 구련의 내면의 아픔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건 연기하는 사람의 입장이고 시청자의 입장은 또 다를 수 있기에 최대한 냉정하게 평정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그래야 구련의 아픔과 안타까운 사연이 보는 사람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로운, 이수혁, 윤지온 등 후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김희선은 "로운은 어리지만 성숙하다. 나이 차를 못 느낄 정도로 어른스럽고 좋은 친구"라고 했으며 "이수혁은 시크한 것 같지만 세상 섬세하고 자상하다. 주변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착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윤지온에 대해서는 "자기 일에 너무 충실하다.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좋은 후배"라면서 "3명 모두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들"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언급된 세 사람 뿐만이 아니라 작품에 출연한 모든 스태프들을 비롯해서 배우들, 선배님들과 함께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뜻깊은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모두에게 감사하고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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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은 드라마 `내일`을 통해 또 한 번 배우로서 재발견됐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내일' 방영 내내 김희선과 함께 하며 구련의 트레이드가 됐던 핑크머리에 대해서는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상해서 뚝뚝 끊어진다. 한동안 고생을 좀 할 것 같다"면서도 "구련을 표현하는데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다행히 생각보다 핑크 머리와 붉은 섀도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와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나온 '작품마다 재발견 되고 있다'는 질문으로 뜻밖의 '재발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희선. 그는 "작품마다 재발견 됐다는 건 매 작품마다 부족한 나를 채워가며 발전하고 있다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면서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발전하고 도전하는 내 모습을 칭찬해 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매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993년 데뷔, 올해로 데뷔 30년차를 맞은 김희선. 하이틴 스타로 출발한 '연예인' 김희선의 여정은 작품의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한순간도 '톱'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연애, 결혼, 출산, 육아라는 '자연인' 김희선의 평범한 행보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그에게는 언제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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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을 앞둔 김희선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이쯤되니 궁금했다. 혹시 '만년 톱스타'로 살아갈 수 있는 김희선만의 비결이 있는 건 아닐까.

"30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이요? 글쎄요 하하. 잘 모르겠어요. 알았다면 이전부터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요. 비결은, 모르겠어요. 사실 비결이 따로 있는 것 같진 않아요. 30년이라는게 믿어지지 않고 아직 부족한게 많아요.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아 부끄럽고요. 그래서 앞으로 30년 더 열심히 해보려 해요 하하. 앞으로도 제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할 겁니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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