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손흥민은 늘 이적 시장의 중심에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미국 MLS 등 세계 곳곳의 러브콜이 쉼 없이 쏟아졌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언급한 적이 없다.
지난해 박싱데이 기간 영국에 갔다. 리버풀과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에게 "이적설이 많은데 스트레스 받지 않은가"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많은 소문이 있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려 한다"
12월은 너무 예민한 시기였기 때문에 기사화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8개월 뒤 돌이켜보니 그 답변의 의미를 알았다. 손흥민에게 아직 해결해야 할 목표가 있었다.
동고동락 했던 주축 선수들이 다 떠날때 그는 주장직을 맡아 끝까지 팀을 지켰고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상식에 선 손흥민의 표정에는 감격과 해방, 그리고 결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무관의 아이콘’이라는 오랜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낸 순간이었다.
"팀을 떠나기로 했다.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모든 건 작별할 시기가 있다. (이번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영어도 못 하던 소년이 이제 남자가 돼서 떠난다. 성장시켜준 토트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스스로 정했던 목표를 이룬 후 직접 자신의 입으로 거취를 용기있게 말했다. 이 한마디로 손흥민은 '박수칠 때 떠날줄 아는 선수'가 됐다.
“UEL에서 우승함으로써 내가 이룰 수 있는 걸 다했다고 생각한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10년 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고 성장한 팀이기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쳤고, 안팎에서 최선을 다했다.”
손흥민의 이 말은 계산 없이 담백했고, 그래서 더 울림이 있었고 교훈을 줬다. 이별이 아름답기 위해선 실력, 타이밍, 명분,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꼭 축구에서만이 아니다. 냉정한 프로의 그리고 우리의 삶속에서, 이 모든 것을 갖춘 아름다운 이별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 말이다.
그래서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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