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유튜브 방송과 콘서트가
후보들의 선명성 증명 무대로
정청래가 강성 당원들 낙점받아
후보들의 선명성 증명 무대로
정청래가 강성 당원들 낙점받아
김어준씨가 2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더파워풀'에서 중앙무대에 앉아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 소셜미디어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60%대 압도적 득표율을 얻어 당선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권 내 방송인 김어준씨의 영향력을 또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초반 민주당 내에선 “김어준씨 지지층은 정청래 의원을 미는 성향이 강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은 박찬대 의원을 더 지지하는 분위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지난 6월 한 방송에 나와 한 발언인데, 결과적으로 김씨 지지자들이 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이긴 셈이 됐다.
당초 여권에선 “명심은 정 대표보다는 박 의원 쪽에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탄핵 국면에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원내대표였던 박 의원이 더 가깝게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인지도 면에서 정 대표가 앞서더라도 박 의원의 승산이 낮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 내내 벌어져 있던 지지율 격차는 좁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두 후보가 당원들을 상대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과 콘서트가 그 무대가 됐고, 여기서 강성 당원들의 낙점을 받은 정 대표가 압승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김씨의 유튜브 방송과 김씨가 주최한 콘서트 등에 여러 번 등장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박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김씨 콘서트에 불참했고 유튜브 방송에 나가서도 자신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 아님을 해명해야 했다.
특히 김어준씨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의 보좌관 갑질 논란 당시 박 의원을 겨냥한 것이 정 대표의 승리를 굳히는 데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의원이 민주당 의원 중 처음으로 자진 사퇴를 요구한 뒤 곧바로 강 의원이 사퇴했는데, 당내에선 “역시 대통령과 교감이 있는 건 박찬대”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씨는 “사퇴시켜야 할 만큼의 사건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없다”고 강 의원을 두둔했다. 비슷한 시기 정 대표도 강 의원을 “동지”라 부르며 옹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은 강 의원 낙마를 야당과의 타협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끝까지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보는데 이런 여론 형성에 김씨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강 의원과 통화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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