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구도 앞세운 정청래표 민주당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노안면 오이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여권 내 대표적 강경파로 강성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당선 후 첫 일성으로 “추석 전 검찰, 언론, 사법 개혁에 대한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며 선명성과 투쟁력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과 협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 국민의힘은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야당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선 직후 검찰, 언론, 사법 등 세 분야 입법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각각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그 저항은 제가 온몸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추진하려는 검찰 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기소 기능을 완전히 분리하는 해체 수준의 입법이다.
정 대표는 오보를 낸 언론에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는 법안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문재인 정부 때도 여당이 추진했으나 친여 성향 언론 단체까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반발해 무산됐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 뉴스를 뿌리는 유튜버’에 대한 대책 마련을 법무부에 지시하면서 “제일 좋은 것이 징벌 배상”이라고 했다.
정 대표의 사법 개혁은 대법관을 현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최고 법원을 정부·여당 입맛에 맞는 법관들로 채우려는 의도”라며 비판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란 특검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내년 8월까지 직전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1년간 당대표를 맡으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등을 행사할 예정이다.
정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강경 일변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정대(당, 정부, 대통령실) 관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대통령의 국정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하지만, 대통령 의중보다 강성 당원들의 뜻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인사는 “검찰 개혁을 두고 온건파로 불리는 정성호 법무 장관과도 호흡이 잘 맞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낙마한 민주당 강선우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한 사실을 공개하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했다. 여론 악화를 이유로 강 의원의 사퇴를 압박한 여권 일각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 대표는 민주당 내 비주류다. 자기 스스로도 “아웃사이더” “비주류 중의 비주류”라고 할 만큼 당내 세력이 없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는 과거 발언 등이 문제가 돼 공천에 탈락하는 정치적 부침도 겪었다. 하지만 탈당을 선택하는 대신 자기 지역구에 나온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며 당원들의 마음을 샀다. 이후 더 센 강경파 이미지를 내세워 정치 입문 20여 년 만에 여당 수장 자리에 올랐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은 이 대통령 대선 승리 후 이제 당에서 우리를 대변해 줄 사람은 정청래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 대표도 자기를 당대표로 만들어준 강성 당원 뜻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3일 당 사무총장에 3선의 조승래 의원, 정책위의장에 4선의 한정애 의원을 임명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한민수 의원, 정무실장에 김영환 의원, 대변인에 권향엽 의원을 임명했다. 당선 직후 정 대표는 “실사구시형 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했었다. 한편 국무총리로 임명된 김민석 전 최고위원의 지도부 공석을 메우기 위해 실시된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단독 출마한 황명선 후보가 선출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1965년 충청남도 금산군에서 태어났다. 1985년 건국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한 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에서 활동하며 1989년 주한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했다. 이후 마포구 성산동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다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제22대 국회에서 4선 의원으로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고, 12·3 계엄 이후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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