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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었는데 10→15%" 당황…트럼프 최종 '관세', 공식은 뭐?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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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었는데 10→15%" 당황…트럼프 최종 '관세', 공식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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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나-이소희, 배드민턴 왕중왕전 여복 2년 연속 우승
'펭귄 관세' 31%↓ 등 42개국은 인하,
스위스는 8%포인트로 최대폭 상승…
7일부터 발효돼 약 일주일 유예한 셈
합의 가능성 있는 대만 "20% 일시적"

(서울=뉴스1) = 도너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정부 협상단과 무역합의를 타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X)

(서울=뉴스1) = 도너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정부 협상단과 무역합의를 타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 69개 국가(및 경제권역)에 대해 조정한 상호관세율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일(한국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를 살펴보면, 한국산 수입품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등 42개국의 관세율이 지난 4월 2일 책정한 대비 인하됐다. 미국과 상대국의 무역수지를 기초해 관세율을 조정하되, 관세협상 타결 여부 등을 반영한 결과다.


69개국 관세율표 공개…40개국 15%

미국 정부는 소규모라도 대미 무역흑자를 보는 나라에는 15%의 관세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일본·EU 등 별도의 무역협상을 타결한 나라를 포함해, 관세율을 적시한 나라 중 무려 40개국이 15%의 관세율을 받았다. 반대로 대미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는 기본관세율 10%만 매기기로 했다.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 상호관세율(4/그래픽=이지혜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 상호관세율(4/그래픽=이지혜


이 때문에 미국과의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들의 관세율이 드라마틱하게 내려갔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인구 3200명에 펭귄 약 100만 마리가 사는 포클랜드 제도에 41%의 관세율을 책정해 '펭귄 관세'라는 조롱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10%의 기본 관세로 낮췄다.

또 GDP(국내총생산) 20억달러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프리카 레소토는 앞서 최고 관세율 50%를 얻어맞았지만, 이번에는 15%로 조정됐다.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은 극소량인데 다이아몬드와 리바이스 청바지 등 섬유제품 등을 수출하는 만큼, 대미 무역흑자국 중에선 최소 관세율을 책정했다.


동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47%→15%), 모리셔스(40%→15%)도 관세율이 크게 내렸다. 유럽의 소국인 리히텐슈타인(37%→15%)과 북마케도니아(33%→15%)도 마찬가지로 혜택을 받았다.


미얀마·라오스 40% '최고 수준' 관세, 왜?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7.31 /로이터=뉴스1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7.31 /로이터=뉴스1


미얀마와 라오스는 40%의 관세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넉 달 전보다는 각각 4%와 8% 낮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발송한 수정 관세율과 같은 수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서한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관세율을 소폭 깎아줬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 채 세계 최고 수준의 관세율을 책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별다른 타협책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스위스(31%→39%)는 관세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였다.

4개월 전 10%의 기본관세에 안도하다 이번에 15%의 관세율을 받아들고 당황한 나라들도 있다. 볼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가나,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튀르키예, 우간다 등 9개국이다. 토드 맥클레이 뉴질랜드 통상장관은 이날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관세율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됐던 이유를 밝히고, 미국 관계자들과 매우 신속하게 소통해 이 문제를 명확히 하고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브라질은 기본관세 10%가 책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별도의 행정명령에서 "미국 기업, 미국인의 표현 자유권, 미국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브라질 정부의 이례적이고 이상한 정책과 조처에 대한 대응"을 이유로 40%의 추가관세를 매겼다. 이에 따라 항공기 부품·석유·오렌지 주스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모든 브라질산 수입품의 관세는 50%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 중 하워드 루트닉 상무 장관과 상호 관세율 차트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2025.04.03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 중 하워드 루트닉 상무 장관과 상호 관세율 차트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2025.04.03 /로이터=뉴스1




백악관 "협상은 계속된다"

이날 상호관세율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캐나다에 대해서도 펜타닐(마약성 진통제)의 미국 유입을 막으려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된 별도의 행정명령을 발동, 관세율을 기존의 25%에서 35%로 올렸다. 이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적용을 받지 않는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다만 미국은 추가 무역협상을 거쳐 몇몇 나라의 상호관세율을 조정할 계획이다. 미국의 고위 관리는 취재진에게 "몇 개의 추가 무역협정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기 전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시행은 1일이 아닌 오는 7일 0시1분(미국시간)으로 사실상 약 일주일 밀린 만큼, 그 전에 관세율을 내리는 나라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관리는 또 무역협상 관심 국가 중 하나인 인도에 대해 "인도와의 갈등은 하룻밤에 해결될 수 없다"면서, 브릭스(BRICS)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도 고려해 인도와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통화할 수도 있지만, 시한 전에 새로운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만도 무역협상 타결에 가까운 나라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SNS를 통해 "미국의 20% 관세는 일시적"이라며 "합의가 도출되면 관세율이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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