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진희가 과거 김수현 작가에게 욕한 뒤 20년간 그의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영상 |
배우 한진희(76)가 과거 김수현 작가에게 욕한 뒤 20년간 그의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에는 배우 한진희가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다.
배우 한진희가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를 배웠다고 고백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영상 |
이 영상에서 한진희는 고(故) 김종학 감독이 연출한 MBC 드라마 '제5열'에서 킬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호평받았다고 기억했다.
다만 작품 연출을 맡았던 김종학 감독에 대해서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데 성격이 강했다. 김종학 감독과는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거('제5열') 끝나고도 김종학이 세 개 작품에 (나를) 섭외했다. 다 하고 싶었다. 감독으로서 능력을 높이 평가하니까. 그 사람도 나를 배우로 평가했으니까 (서로) 싸워도 계속 캐스팅했을 거 아니냐. 그런데 그 무서운 김수현 선생 작품이랑 꼭 맞걸린 거다. 뭘 포기했겠냐. 김종학 걸 다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송승환은 "김수현 선생님이 그 당시 작가로서의 위상이 대단했다"고 기억했고, 한진희는 "'그분(김수현 작가) 없었으면 내가 지금까지 배우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분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다 낮다를 떠나서 그분 작품을 하면서 내가 연기라는 걸 배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담담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이게 뭔지 굉장히 헷갈렸다. 배우라는 게 감정을 넣는 연기는 쉽지 않나. 성질내고 슬픈 건 쉬운데 표정 없이 담담하기가 어렵다. 그걸 그분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송승환은 김수현 작가 대본을 떠올리며 "느낌표가 하나 있는 경우도 있고, 두 개, 세 개 있는 경우도 있다. 물음표도 마찬가지다. 김수현 선생님 대본은 악보 같다는 생각을 가끔 했다. 정말 좋은 대본이고 배우들에게 좋은 가이드"라며 공감했다.
배우 한진희가 김수현 작가의 연기 디렉팅을 견디지 못해 갈등했고, 결국 못 견디고 모욕적인 몸짓을 한 뒤 자리를 박차고 떠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영상 |
한진희는 "사실인지 아닌지 몰라도 TBC에서 내가 팡 떴을 때 김수현 선생이 TV를 딱 보면서 '앞으로 쟤가 대한민국 휩쓴다'고 했다더라. 그때 그 양반은 MBC 계셨고 난 TBC에 있었는데 TBC에 스카우트 돼 오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때 1호 작품이 '고독한 관계'다. 이순재, 김민자, 한진희가 주인공이었다"며 "둘이 부부인데 젊은 남자가 붙는 그런 내용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한진희는 '고독한 관계' 출연 당시 "김수현씨와 그렇게 트러블이 많았다. (내가) 못 쫓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양반은 냉정하지 않나. '진희씨, 그거 아니야. 다시 해봐'라고 하는데 내가 아주 환장해 '뭐야, 그럼!'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김수현 작가는 또 다른 작품에 한진희를 캐스팅했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됐으나 또다시 갈등했다고. 한진희는 "또 캐스팅 해주셨는데 내가 연습할 때 이러고 나갔다"며 모욕적인 의미의 몸짓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수현 작가 연기 디렉팅에 대해 "그때 내가 대한민국 최고였는데 그걸 못 견디겠더라. 그때 내가 그걸 '예'하고 했으면 일찍 내가 귀여움을 받았을 텐데 '작별'이라는 작품이 다시 오기까지 20년 걸렸다"고 아쉬워했다.
배우 한진희가 과거 김수현 작가와 20년간 불화가 있었으나, 배우 윤여정 덕에 이를 극복했다며 고마워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영상 |
한진희는 20년 만에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해준 은인은 배우 윤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수현 선생이 한 번 버린, 자기한테 이러고 나간 배우를 쓰겠나.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윤여정씨가 (사정을) 모르고 '한진희! 걔 이것(얼굴)도 좋고 연기 잘해'라고 했다더라. 그러니까 '얘, 걔 나한테 이거(욕설)한 애야'(라고 했다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윤여정씨하고 김 선생님이 친할 때인데 그렇게 설득했다더라. 그걸 해서 잘 됐고 결과가 좋았다"며 "그래서 내가 윤여정씨한테 고마워한다"고 했다.
배우 한진희는 배우 윤여정이 자신의 패션까지 각별히 챙겨줬다며 고마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영상 |
한진희는 윤여정이 자신의 패션까지 각별히 챙겨준 것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정했다.
그는 "나는 옷 멋있게 입는 스타일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입는다. 김수현 선생도 그렇고, 윤여정씨는 특히 멋쟁이 아니냐. 패션이 보통이 아니다. '얘, 진희. 너 그렇게 입으면 안 돼. 돈 좀 써'라고 하더라"라며 당시 윤여정이 패션에 신경 쓰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돈은 쓸게'라고 했다. 파리 촬영인데 딱 가보니까 윤여정씨가 의상을 다 사놨더라. 그래서 고마워한다. 그거 하는 내내 같이 가서 옷을 골라줬다. 아주 고마워서 지금도 교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송승환은 "윤여정 선배가 제대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주셨다"며 감탄했다.
한진희는 1969년 TBC 9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영화 '화춘' '엽기적인 그녀'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드라마 '전원일기' '보통 사람들' 'LA 아리랑' '목욕탕집 남자들' '내 사랑 내 곁에' 등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 '사랑과 진실'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청춘의 덫' '완전한 사랑'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무자식 상팔자' 등을 집필한 작가다. 배우들에게 자신의 대본에 딱 맞는 연기를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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