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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대화에 미련, 핵보유국 지위는 강조…김여정의 담화 노림수는?

머니투데이 조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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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대화에 미련, 핵보유국 지위는 강조…김여정의 담화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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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비핵화' 전제, 북미대화 거부…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 '의지' 핵심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미 담화는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북한의 외교 전술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비핵화'를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지 말라고 엄포를 늘어놓는 양면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남·대미 담화를 통해 한미동맹을 균열 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김 부부장이 발표한 '조미(북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라는 제목의 담화에 대해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북미 회담 재개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위해 북한과의 대화 열려있다는 입장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앞으로 평화 분위기 안에서 남북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북미 회담 재개를 촉진하는 여건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의 이날 대미 담화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행정부가 수십년간 유지해오던 북한에 대한 비핵화 노선은 현실 불가능한 의제이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때만 대화 재개가 가능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조(북)미 사이의 만남은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아있게 될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대화를 개최했고, 당시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북미 양국 정상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같은해 9월 판문점에서 추가로 만났으나 비핵화 협상에서 이견을 보여 '빈손'으로 회담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미 담화에는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선 간접적으로 한미 연합훈련 축소·연기 등 조정,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등 새로운 북미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의도도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대미 담화를 연속적으로 낸 것은 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며 "북한이 즉각적인 관계 개선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의 대화 의지와 이재명 정부의 대북 관계 개선 기조를 활용해 '핵보유국 인정'과 같은 유리한 조건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이날 북미 대화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도 이에 호응하는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손 잡은 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

손 잡은 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


북미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 시점에 이뤄지는 총선)을 앞두고 미국 내 불리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북미대화라는 이벤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기는 쉽지 않다. 이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동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외교적 성과를 통해 동력 상실을 줄이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의지대로 하고자 하는 것을 끌고 가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보다 빨리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양국이 현재 북한의 비핵화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북미대화가 과거와 같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며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어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공조한다는 의지도 변함이 없다"며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대화에 나오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으로 출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각종 현안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역내 안보 환경과 정세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북한 비핵화도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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