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억원대 반지하가 5억원대에 낙찰
“응찰자 이름 부르는 데만 5분 걸려”
자양동 모아타운 개발 호재에 소액투자자 몰려
“응찰자 이름 부르는 데만 5분 걸려”
자양동 모아타운 개발 호재에 소액투자자 몰려
경매에 나왔던 자양동의 한 반지하 물건. [지지옥션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은 지 30여 년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소재 다세대주택의 반지하 매물의 경매에 60여 명이 넘는 응찰자가 몰렸다. 6·27 대출규제 이후 전반적인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은 감소 추세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재개발·재건축 물건에는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자양동 605-31의 한 지하층 매물은 1회차 매각일인 28일 감정가(2억1300만원) 대비 2배가 넘는 5억5500만원(낙찰가율 260.56%)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총 66명으로 차순위 응찰자 또한 5억1160만원을 부를 정도로 현장은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응찰자 이름을 부르는데도 5분이 걸렸다”면서 “입구 진입이 쉽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자양2동 모아타운 A구역(자양2동 649)에 속한 이 매물은 건물면적은 46㎡, 토지면적은 19.9㎡이며 방2개와 욕실 1개, 거실 등이 있다. 자양2동 모아타운A구역은 한강변이지만 현재 높은 건물이 없어 재개발 시 향후 ‘한강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물건은 올해 2월 24일 87명의 응찰자가 몰렸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5㎡(이하 전용면적) 매물 이후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사례다. 대출 규제 시행 전인 6월 넷째 주(23일~27일) 서울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 수(4.68명, 지지옥션)와 대비해도 14배에 이른다.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연합] |
서울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90%대인데 이례적
6·27대출규제로 6개월 내 전입 의무는 물론 경락잔금대출의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경매 시장도 위축됐다. 그럼에도 실제 260%라는 자양동 반지하 물건의 낙찰가율은 이달 1일부터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96.5%까지 떨어진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소장은 “자양동 사례는 대출규제 후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평균적인 흐름과는 동떨어진 사례”라며 “현금부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개발 호재가 있는 한강변 또는 재개발 지역의 소액 투자 물건들에는 사람이 이전보다 더 몰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재건축 소액물건으로 대출규제 풍선효과
실제로 강남3구 및 한강벨트 정비사업지 등에 대한 인기는 경매 시장에서 줄지 않고 있다. 이달 14일 진행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아파트의 96㎡ 한 매물은 응찰자 15명이 몰려 감정가 대비 26% 높은 21억3000만원에 매각된 게 대표적이다. 잠실우성은 1·2·3차가 지상 49층, 총 2644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을 앞둔 상태로 이달 12일 GS건설 선정해 ‘잠실 자이 리비에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양재우성아파트의 84㎡ 매물 또한 이달 2일 첫 매각기일에 감정가 대비 29.6% 높은 약21억원에 낙찰됐다.
강 소장은 “대출규제로 선호 지역의 아파트를 못 사게 된 사람들까지 (감정가 기준) 연립·다세대 2억~3억원대의 소액 물건에 몰리고 있다”며 “연립·다세대가 1회차 매각기일에 낙찰되는 경우가 드문데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지역의 사례에서는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