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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깨지는 ‘징크스’… K리그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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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깨지는 ‘징크스’… K리그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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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울산HD 상대 8년 만에 '무승 징크스' 탈피
포항스틸러스도 '대팍 징크스' 벗어나 3연패 끊어내
K리그2 수원삼성의 이랜드 전패 징크스는 아직 '진행 중'
"징크스, 반등 동력 되기도... 팬들에겐 재미요소로 작용"


FC서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2라운드 울산HD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8년간 이어져 오던 '울산 무승 징크스'를 깼다. 이날 천금 같은 골을 넣은 린가드가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2라운드 울산HD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8년간 이어져 오던 '울산 무승 징크스'를 깼다. 이날 천금 같은 골을 넣은 린가드가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K리그에선 각 구단들이 오래 품어온 징크스가 줄줄이 깨지며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8년간 이어져 오던 K리그1 FC서울의 '울산HD 무승 징크스'가 깨진 게 대표적이다. 서울은 2017년 10월 28일 이후 울산과 치른 23번의 맞대결에서 8무 17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서도 김기동 서울 감독이 "이제 (징크스가) 깨질 때도 됐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지만, 무승부에 그쳤다. 높은 벽처럼 느껴졌던 울산 무승 징크스가 깨진 건 지난 20일 K리그1 22라운드에서다. 이날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인 서울은 주장 린가드의 원더골을 필두로 장장 2,822일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포항스틸러스도 지난 27일 7년 만에 '대팍 징크스'를 벗어던졌다. 포항은 2019년 3월 대구iM뱅크파크(대팍) 개장 후 대구FC 원정만 갔다 하면 여지없이 고개를 숙였고, 어느새 대구 원정에서만 8무 2패를 기록했다. 징크스를 깬 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호재다. 이호재는 이날 후반 22분 페널티킥으로 대구 골망을 가르며 팀의 3연패와 오랜 징크스를 단번에 끊어냈다.

포항스틸러스 이호재가 27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4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스틸러스 이호재가 27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4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기에도 여러 구단이 징크스를 탈피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이 개막전에서 포항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15년간의 '포항 무승 징크스'를 털어낸 걸 시작으로, 대구도 9시즌 만에 '개막전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대구는 2017년 K리그1 승격 후 8년간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올해는 강원FC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강원은 지난 4월 13년 만에 울산 원정 17연패 징크스를 깼고, 전북현대 전주성만 가면 유독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던 광주FC도 지난 5월 13년간의 설움을 씻고 '전주성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무려 2무 11패의 상대전적을 딛고 거둔 값진 승리다.

수십 년간 케케묵은 징크스들이 올 시즌 개막 후 7개월여 동안 명을 달리했지만, 아직 깨지지 않은 것도 있다. K리그2 수원삼성의 서울이랜드 전패 징크스다. 지난 시즌부터 K리그2에서 리그를 치르고 있는 수원은 이랜드만 만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도합 5전 5패로 뒤지고 있다. 지난 27일 맞대결에서도 0-2로 패해 4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수원과 이랜드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9월 13일이다. 이때 전패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징크스가 팀을 축 처지게도 하지만, 반대로 긴장감을 갖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고, 오랜 징크스를 깼을 때 활력을 얻기도 한다"며 "팬들에게도 재미요소로 작용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