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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의 무한 변신…마스코트·유튜브 해설진 도입에 연감 발행 등 ‘광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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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의 무한 변신…마스코트·유튜브 해설진 도입에 연감 발행 등 ‘광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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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피비에이의 마스코트인 ‘빌리 베어’가 21일 팀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하림의 박정현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제공

프로당구 피비에이의 마스코트인 ‘빌리 베어’가 21일 팀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하림의 박정현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제공


“나 먹이는 거네!’(김현석 해설위원)



“어, 빠르네요”(최철웅 해설위원)



프로당구 경기에 등장한 해설진 조합으로는 특이하다. 그런데 캐스터 없이 해설위원 둘이 펼치는 입담이 은근히 재미있다. “유튜브라 시작하는 멘트가 질서가 없네”(김현석) “질서없죠, 아주 좋아요”(최철웅) 등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의 PBA라운지에서 펼쳐진 NH농협카드와 에스와이의 2025~2026 팀리그 1라운드 6일차 경기의 중계석 풍경이다. 메인 경기는 PBA 스타디움에서 펼쳐지고 케이블 등 방송사를 통해 중계가 이뤄지지만, 하루 5경기 가운데 하나는 이곳 PBA 라운지에서 유튜브 중계만으로 팬들에게 전달된다.



피비에이는 이 경기를 단순히 화면만 내보내지 않고, 가볍고 경쾌하게 ‘썰’을 풀어줄 해설진을 배치해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권재일 캐스터와 김군호 해설위원 조합도 있지만, 이날은 김현석-최철웅 등 선수 출신의 해설위원이 합을 맞췄다.



방송 중계의 엄격성에서 탈피한 만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중계 진행이 가능하다. 특히 댓글 창에 글을 올리는 시청자의 의견을 언급하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다. 팬과의 직접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라운지에서 열린 팀리그 1라운드 NH농협카드와 에스와이의 경기를 김현석-최철웅 해설위원(오른쪽 아래 작은 화면)이 유튜브 중계하고 있다. PBA 중계화면 갈무리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라운지에서 열린 팀리그 1라운드 NH농협카드와 에스와이의 경기를 김현석-최철웅 해설위원(오른쪽 아래 작은 화면)이 유튜브 중계하고 있다. PBA 중계화면 갈무리


가벼운 농담이나 특정 선수에 대한 평가 등도 과감하게 밝힌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기술적인 설명도 풍부하게 이뤄진다. 일부 팬들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시끄럽다” “집중이 안 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로 당구를 시청하는 방식이 등장한 것은 분명하다.



피비에이는 올 시즌 당구 하는 곰인 ‘빌리 베어’ 마스코트를 선보였다. 빌리 베어는 경기장에 찾아와 직관하는 팬,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빌리 베어를 주제로 한 웹툰, 영상 등도 시청자들에게 당구를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피비에이 쪽은 “빌리 베어가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에스엔에스에서 피비에이와 팬들과의 교감을 확대할 매개가 될 것이다. 10대나 여성, 가족 관람층의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비에이는 최근 PBA 라운지를 만들고, 당구대 10대를 배치해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풀거나 연습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이동이나 경기장 섭외 없이 실전에 앞서 공식 테이블에서 감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됐다. 선수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팀 전술을 논의할 수 있다.



2019년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의 역사를 ‘프로당구협회 연감 아카이브 1.0’으로 정리해 발간한 것도 눈에 띈다. 프로 스포츠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통계 기초자료 구축, 주요 장면들을 남기기 위해서다.





강동궁 등 SK렌터카 팀 선수단이 27일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강동궁 등 SK렌터카 팀 선수단이 27일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피비에이는 그동안 참신하고 다양한 시도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뱅크샷 2점제, 팀경기 도입, 치어리더 응원, 경기복 착용 등은 이제 피비에이 문화로 정착했다. 올 시즌 스트로크 시간을 2초 줄인 33초로 당기면서 경기가 더 빨라졌다.



김영진 피비에이 전무이사는 “프로 스포츠 후발 주자로서 살아남으려면 매년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경기 규정 변화 등 새로운 도전에는 어려움이 있고,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것은 팬들에게 더 큰 만족을 주어야 한다는 목표로 향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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