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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떠오르는 중국 신예 딩옌 단편소설집 '설산의 사랑'

연합뉴스 황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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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떠오르는 중국 신예 딩옌 단편소설집 '설산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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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의 사랑' 표지 이미지[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설산의 사랑' 표지 이미지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설산의 사랑 = 딩옌 지음. 오지영 옮김.

이슬람교를 믿는 중국의 몽골계 소수민족인 둥샹족 작가 딩옌의 중단편 7편을 수록한 소설집이다.

표제작은 후이족 청년 마전과 티베트족의 젊은 여성 융춰의 이야기다. 소설은 마전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골동품 상점에 불이 나 상점 점원이자 융춰의 오빠인 자시가 세상을 떠나며 시작된다.

마전은 아버지가 자시의 유족들에게 줄 보상금을 마련할 때까지 인질이 되어 자시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시의 남은 가족은 할머니와 여동생 융춰뿐이다.

이슬람교도인 마전과 불교도인 융춰는 서로를 향한 호기심과 관심에 마음이 들끓는다. 그러나 오빠를 잃은 융춰는 마전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수록작들은 줄거리와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인물들이 느끼는 격정적인 감정이 잘 표현돼 있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중국 소수민족과 이슬람 문화권의 독특한 분위기가 몽환적으로 묘사돼 있다.


딩옌은 2019년 중산지성 올해의 젊은 작가 우수작품상, 2021년 간쑤성 둔황문예상을 받으며 중국에서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한국에 책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항아리. 432쪽.

'가을 방학' 표지 이미지[열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을 방학' 표지 이미지
[열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가을 방학 = 연소민 지음.


첫 장편 '공방의 계절'이 세계 29개 국가에 판권이 수출되며 주목받은 신예 작가 연소민(25)의 신작 장편으로, 상처받은 모녀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과 사랑의 가치를 그렸다.

솔미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늘 다정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홀연 자취를 감춘다. 실종 신고를 했지만, 얼마 뒤 경찰은 "아버지가 가족과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사건을 마무리한다.

어머니는 마음의 빈 곳을 채우려는 듯 저장 강박에 사로잡혀 잡동사니를 집에 가득 쌓으며 차츰 무너져간다. 솔미는 무너져가는 가정을 붙들기 위해 애쓰는 한편 늘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준 어머니를 이젠 자신이 돌보기로 마음먹는다.


이처럼 아버지의 부재 속에 오히려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야기는 솔미의 성장기로도 읽히고, 어머니와 딸의 애틋한 연대를 그린 동행기로도 읽힌다.

열림원. 328쪽.

'나는 바보다' 표지 이미지[아고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는 바보다' 표지 이미지
[아고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나는 바보다 =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미국 현대 문학의 초석을 다진 작가로 평가받는 셔우드 앤더슨(1876∼1941)의 대표적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다. 작가가 생전에 펴낸 단편소설집 '달걀의 승리', '말과 인간', '숲속의 죽음과 다른 이야기들' 중에서 12편의 단편을 선별해 엮었다.

표제작은 열아홉살의 젊은 마필관리사가 술에 취해 우연히 경마장에 온 부유한 젊은 남녀의 대화에 끼어들어 경마에 대한 지식을 뽐내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마필관리사의 독백으로 이뤄져 치기 어린 젊은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히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기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주인공의 솔직함과 젊음의 생기가 실감 나게 표현됐다.

이 밖에 '달걀'은 양계업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남성이 등장하고, '씨앗'은 남자를 강렬히 원하면서도 이성과 교감을 나누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이처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다소 속물적인 모습을 따뜻한 필치로 그려냈다.

아고라. 304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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