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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특검, ‘北 무인기 작전’ 합참 장성들 소환

조선일보 양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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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특검, ‘北 무인기 작전’ 합참 장성들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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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소속 장성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드론작전사령부가 합참에 정상적으로 보고했는지를 두고 진술이 엇갈리자, 이른바 ‘별’까지 모조리 소환한 것이다.

육군은 지난달 27일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 주관으로 충북 괴산군 소재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2025년 대한민국 육군장교 통합임관식'을 실시했다. 신임장교들이 임석상관인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은 지난달 27일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 주관으로 충북 괴산군 소재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2025년 대한민국 육군장교 통합임관식'을 실시했다. 신임장교들이 임석상관인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내란 특검은 지난 25일 정광웅(육군 소장) 전 합참 작전기획부장, 정상진(육군 준장) 전 합참 합동작전과장 등을 비공개 소환했다. 이들은 작년 10~11월 합참 작전본부에 근무하면서 이승오(육군 중장) 합참 작전본부장의 지시에 따랐던 인물들이다. 김용대(육군 소장) 드론작전사령관과 함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의 감독 및 지휘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참 작전기획부장과 합참 합동작전과장 등은 우리 군 내 ‘최고 작전통’이 맡는 보직으로, 지금껏 육·해·공군 합동작전 능력을 인정받는 실력자들만 부임해 왔다. 대북 작전 상당수도 이들이 기획하고 관리해 왔다.

내란 특검은 이날 정광웅 전 부장과 정상진 전 과장 등을 상대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합참이 정상적으로 보고받고 승인했는지 여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쌓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군사 도발을 유도했다고 보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합참 등 공식 지휘 계통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린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의혹과 관련해 내란 특검은 이달 국방부와 드론사 등 24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어 김용대 사령관, 이승오 본부장, 김명수(해군 대장) 합참의장 등을 조사했다. 최근엔 드론사 예하 강원 속초 대대와 백령도 대대 등으로 찾아가 대대장을 포함한 실무진을 조사하면서 수사 속도를 끌어올렸다.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쳤다’는 일반 이적(利敵)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용대 사령관은 앞선 특검 조사에서 작년 6월부터 합참에 보고했으며 드론사의 다른 관계자들도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의 지시 없이는 작전을 진행할 수 없었고, 해당 작전이 김용현 전 장관에게 보고된 시점은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직에서 물러나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작년 9월 이후였다는 게 김 사령관 측의 입장이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 무인기 침투 의혹 등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 무인기 침투 의혹 등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승오 본부장도 내란 특검에 “작년 10~11월 김 전 장관에게 무인기 작전 진행 상황을 수시로 대면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명수 합참의장에게도 문서와 구두 등으로 무인기 작전 진행 상황을 보고했고, 처음 무인기를 북한에 띄우기 직전에도 김 의장에게 보고가 이뤄졌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 특검은 일부 드론사 부대원들로부터도 이와 비슷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이 이미 작년 6월부터 드론사의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진술이 사실이라면, 합참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사전에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란 특검 관계자는 “관계자들의 진술이 서로 달라 지금으로써는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정상 작전인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합참 패싱’ 가능성에 대해 계속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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