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난 영끌해서 축의금 50만원 했는데…내 결혼엔 5만원 낸 친구” 한숨

헤럴드경제 최원혁
원문보기

“난 영끌해서 축의금 50만원 했는데…내 결혼엔 5만원 낸 친구” 한숨

서울맑음 / -3.9 °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12년 지기 절친이 결혼식 축의금으로 5만원을 내 속상하다는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 위로와 조언이 쏟아졌다.

25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년지기 절친이 축의금 5만원을 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글쓴이 A씨와 친구 B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붙어 다닌 절친이었다. 매일 통화하고 월급날에는 함께 쇼핑하는 친구 사이였다.

3년 전 B씨가 먼저 결혼했다. A씨는 “그때 연구비도 없는 대학원생이어서 돈도 없었다. 그래도 유일한 베프의 결혼식이니까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50만원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웨딩촬영도 따라가서 사진 다 찍어주고 결혼식 날도 새벽까지 가서 메이크업부터 가방 순이까지 다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물질적 보답은 받지 못했지만 절친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A씨가 최근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웨딩촬영이나 가방 순이는 B씨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 부탁하지 않았다고. 대신 오랜 친구니까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축사만 부탁했다. B씨는 A씨 결혼식 날 남편과 같이 와서 축사를 선물했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추억을 만들었다.


문제는 A씨가 신혼여행을 다녀와 축의금 정산을 하던 중 발생했다. A씨는 “친구 이름 옆에 적힌 숫자가 5만원이더라. 동명이인인가 싶어서 눈을 비볐다. B씨는 남편이랑 둘이 와서 1인당 8만원짜리 뷔페 먹고 갔다.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결혼식이 수금하는 날도 아니고 잘 먹고 갔으면 됐다고 생각하려다가도 너무 이해가 안 갔다”며 “며칠을 끙끙 앓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큰맘 먹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B씨 반응이었다. 그는 “5만원 한 거 맞다. 신혼이라 대출이 많아서 여윳돈이 없었다”며 “원래 결혼하면 그런 거다. 그게 그렇게 서운했냐. 축사해줬으니 축사값을 받아야 하는데 축하하는 마음으로 오히려 축의금을 낸 거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청첩장 줄 때 축사 부탁하면서 와인바에서 식사도 거하게 샀다. 다들 빠듯하게 사니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신혼여행 이야기할 때 자기들도 여름휴가 고민 중이라며 해외 어디로 갈까 이야기했었다. 그러면서 제 축의금은 못 낸다는 거냐”며 “가난한 학생 신분에도 축하하는 마음으로 50만원을 냈는데 친구 마음은 5만원짜리인가 싶어 씁쓸하다. 제가 속물인 거냐.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거냐”고 서운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