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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타트업이 선보이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어디까지 왔을까?

테크42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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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타트업이 선보이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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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Mobility IR 피칭데이 2025’ 현장…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신설 프로그램 주목
오토엘, 세코어로보틱스, 옐로나이프, 위멤스, 비저너리 등 기술 스타트업 5개사 IR
라이다, 로봇 AI 소프트웨어, 디지털트윈, 초소형 레이저 빔 스캐너, DataOps 플랫폼 등 기술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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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 중에서도 모빌리티는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국들의 기술 경쟁이 치열한 분야기도 하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존재한다.

얼마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의 신설 프로그램 ‘Future Mobility IR 피칭데이 2025’는 모빌리티 분야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들이 기술력과 사업성을 소개하고, 실질적 투자 연계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총 다섯 개 기업의 피칭으로 구성됐다.

고성능 라이다 기술을 선보인 오토엘, 로봇 AI 소프트웨어 기업 세코어로보틱스, 디지털트윈 기술력을 보유한 옐로나이프, 초소형 레이저 빔 스캐너를 선보인 위멤스, 데이터옵스(DataOps) 플랫폼을 선보인 비저너리 등이다. 테크42는 이들 5개사의 IR 피칭에서 엿보인 저마다의 기술 특장점을 알아봤다.

고성능 라이다(LiDAR) 기술을 앞세운 오토엘(Au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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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IR 피칭에 나선 오토엘은 2021년 4월 설립된 라이다 전문 기업으로,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스마트시티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라이다 센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용성 대표를 비롯한 주요 창업 멤버들은 현대차 그룹 출신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랜 자동차 엔지니어링 경험과 부품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성능·고내구성·저비용’의 라이다 제품 상용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오토엘은 단일 송·수광 모듈을 기반으로 한 32채널 및 192채널 라이다를 자체 개발해, 외산 고가 제품 대비 작고 견고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발표에 나선 이용성 대표는 “자율주행 대중화를 위한 라이다 국산화는 물론, 향후 로봇과 농기계, 감시 인프라 분야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오토엘의 이용성 대표는 이날 피칭 시작과 함께 오토엘의 설립 배경을 소개했다. 현대 자동사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이들은 자율주행 레벨 3 적용을 준비하던 중 도입할 만한 국산 라이다가 없다는 문제를 확인하고 라이다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레벨 3 출시 계획이 연기되며 스타트업으로 독립 후 해외 시장으로 선회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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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라이다 제품 개발과 관련해 이 대표는 “기존 산업용 라이다는 크고 비쌌으며, 내구성이 부족해 차량 적용이 어려웠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레이저 다이오드와 하나의 센서 칩만으로 고해상도 라이다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적용된 오토엘의 핵심 기술은 단일 송·수광 모듈 구조와 고감도 센서 기술이다. 특히 오토엘의 라이다는 현대차의 까다로운 내구성 테스트(ES 사양)를 모두 통과했고, 겨울철 성에 제거를 위한 히터 내장 기능도 갖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어 이 대표는 기존 제품과의 성능 비교 결과도 상세히 제시했다.


“자율주행에서는 객체 검출 시 최소 4개의 포인트가 찍혀야 인식이 가능합니다. 기존 제품이 200m 거리에서 점 2개가 찍히는 데 반해, 오토엘 제품은 3개 이상이 포착됩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검출 거리와 신뢰성이 크게 향상됐죠.”

이 제품은 현재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셔틀과 택배차량 등에 실제 장착돼 실도로에서 운영 중이며, 중동 및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오토엘의 고해상도 192채널 라이다는 중국의 128채널 제품 대비 60% 이상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한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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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엘은 자율주행차 외에도 로봇, 스마트 인프라, 농기계, 건설 장비 등 라이다 활용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교차로 안전 확보와 교통흐름 관리 등에 자사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물류 로봇, 감시 장비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북미와 중국을 거쳐 일본 농기계 시장까지 단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토엘은 설계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생산은 자동차 부품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발표 말미 이 대표는 “기술 중심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은 시장 이해와 품질 신뢰성”이라며, “앞으로도 실제 차량과 도로에서 검증된 제품만을 고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의 눈, 2D에서 3D로… 세코어로보틱스,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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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번째 발표 기업으로 나선 세코어로보틱스(Sequor Robotics)는 막 창업 2년 차에 접어든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차세대 로봇용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내세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세코어로보틱스는 2022년 12월 설립된 로봇 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서울대 출신 AI·로보틱스 전문가들로 구성된 15인 규모의 기술 중심 팀이다. 핵심 기술은 RGB 이미지 한 장만으로 공간을 3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레이턴트 3D 월드 모델(Latent 3D World Model)’이다.

오정우 대표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를 졸업하고 포브스 ‘30세 이하 혁신가’로 선정된 바 있다. 오송회 CTO의 경우 UC버클리 박사 출신으로 현재 서울대 교수로 활동 중이다. 현재 세코어로보틱스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2027년 상용화된 제품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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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기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부분 2D 이미지 인식 기반이지만, 실제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3D 구조 인식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 “현재의 비전-랭귀지 모델 기반 로봇 시스템이 정적인 이미지 패턴 인식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동적이고 복잡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에는 3차원 공간 이해를 위한 인코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코어로보틱스가 개발 중인 ‘레이턴트 3D 월드 모델’은 RGB 이미지 하나만으로 3D 오큐펀시 맵과 시맨틱 정보를 추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방식처럼 카메라, 라이다, 뎁스센서 등을 통합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의 싱크로나이징 과정 없이 단일 센서만으로 다양한 로봇 애플리케이션에 적용 가능하다.

오 대표는 “이 기술은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물류로봇 등 다양한 로봇에 적용 가능하며, 맵핑, 내비게이션, 매니퓰레이션 등에서 범용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실제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기술을 적용해 손쉽게 공간을 스캔하고, 사용자 명령을 받아 목적지로 이동하는 데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발표 이후 각 투자사 심사역들로부터 기술의 실증 여부와 사업화 계획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삼성과 LG의 로봇 플랫폼에 해당 기술을 실제 적용 중이며, 2027년경 상용화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다중 센서 기반 로봇은 하드웨어 동기화와 유지보수가 어렵고 소프트웨어 개발 부담도 큰데, 세코어로보틱스의 모델은 단일 카메라만으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세코어로보틱스는 초기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모델 경량화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 대표는 “GPU 자원이 충분치 않은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 초기부터 모델을 정량화했는데, 오히려 이 점이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 대표는 “레이턴트 3D 월드 모델과 비전-랭귀지 모델, 액션 모델 세 가지를 결합한 구조로,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매니퓰레이션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설명했다.

실차 환경 속 ‘디지털트윈’ 상용화 추구, 옐로나이프의 ‘차량 데이터 시각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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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 번째 IR 피칭에 나선 딥테크 스타트업 옐로나이프(Yellowknife)는 현대차 출신 기술진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 전략에 따라 2020년 스핀오프된 회사로,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 19억원을 유치했으며, 핵심 제품군과 IP 기반의 성장 전략을 통해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데이터 실시간 3D 시각화 솔루션을 앞세워 미래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날 피칭에서 옐로나이프는 독자적인 경량 3D 엔진 기반 디지털트윈 장비 ‘캔비즈(CAN Viz)’를 공개하며, SDV(Software Defined Vehicle) 환경에 최적화된 시각화 솔루션의 상용화 가능성을 소개했다.

이한성 옐로나이프 대표는 “캔비즈는 실차 검증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3D 시각화 장비로, 기존 2D 분석 장비를 대체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라며 “출시 3개월 만에 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 글로벌 유통사 2곳과 NDA(비밀유지계약서)를 체결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동차 산업은 특성상 라이선스 비용이 비싸고 개발 단가가 높은 유니티, 언리얼 기반 3D 엔진을 도입하기 어렵다”며 “옐로나이프는 웹 기반의 경량 3D 엔진을 독자 개발해 낮은 단가로도 고품질의 시각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자사 기술력을 강조했다.

옐로나이프가 선보인 캔비즈는 차량의 게이트웨이 장비와 무선 연결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엔지니어가 모바일이나 태블릿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 상태와 주행 데이터를 3D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기존 2D CAN 분석 장비 대비 가격을 40% 낮추면서도, 10ms 이하의 저지연 성능과 고화질 3D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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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기존 차량 검증 과정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3D로 확인하는 구간이 없다는 기술적 공백을 캔비즈가 채워준다”며 “모듈형 구조와 재사용 가능한 설계로 커스터마이징이 쉬우며, 실제 HL만도,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에서 기술 적용 검증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옐로나이프의 강점은 또 있다. 단순한 시각화 장비 공급을 넘어, SDV 구현에 필요한 전방위적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차량 내 다양한 시스템(OS, 메모리, SoC 등)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웹 렌더링 기반 통신 스택과 경량화 기술을 구현해, 실제 차량 탑재까지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갖췄다.

이 대표는 “전통적인 디지털트윈 기술은 대부분 고정된 환경이나 고사양 장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차량 내 실시간 반응성과 상호작용이 어려웠다”며 “옐로나이프는 10ms 이하 통신 속도와 30ms 이하 렌더링 속도를 통해 주행 중 안전성과 반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구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옐로나이프의 캔비즈는 현재 현대차, 만도, 모비스 외에도 다수의 국내외 부품사 및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옐로나이프의 2025년 연간 매출 목표는 13억원 이상으로 설정됐다. SDV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2026~2027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의 IR 발표에 따르면, 차량 디지털트윈 기반 소프트웨어 시장은 2030년까지 38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옐로나이프는 이 시장의 실차 적용 가능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검증 및 사용자 경험 개선에 꼭 필요한 기술임에도 실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솔루션은 아직 시장에 없다”며 “옐로나이프는 실차 환경의 제약 조건을 극복한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술력 외에도 옐로나이프는 총 60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IP)을 확보 중이며,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권리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발표 말미, 이 대표는 “우리는 이미 기술을 구현했고, 매출로 검증 중이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 중”이라며 “캔비즈를 기반으로 SDV 시대의 핵심 인터페이스 표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멤스, MEMS 스캐너로 3D 비전의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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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멤스(WeMEMS)의 이종현 대표는 이날 IR 현장에서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술 기반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자사의 핵심 기술인 실리콘 기반 마이크로 레이저 스캐너가 적용된 차세대 3D 로봇 비전 솔루션을 소개했다.

위멤스는 2018년 설립된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미세전자기계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 전기기계 구조를 형성해 초소형 레이저 빔 스캐너(LBS)를 제작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모터 기반 시스템보다 작고 빠르며 전력 소모도 적어, 자율주행차와 드론, AR 디스플레이, 의료 영상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3D 인식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이 대표는 “기존 라이다는 부피가 크고, 대부분 차량 외부에 장착되는 방식이지만, 위멤스의 스캐너는 그릴이나 조명 내부에 숨겨 설치할 수 있는 수준의 소형화를 실현했다”며 “MEMS 방식은 반도체 대량 생산 공정에 기반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위멤스는 스캐너 칩 설계와 패키징, 드라이버 회로, 제어보드 등 제품 전 주기를 사내에서 자체 처리하며, 외부는 반도체 칩 제작만 위탁 생산하는 구조를 갖췄다. 현재는 고속 2축 스캐너와 쿼지-스태틱(Quasi-static) 방식의 정밀 스캐너를 기반으로 한 라이다 및 3D 비전 시스템을 개발 및 판매 중이다.

특히 위멤스의 3D 비전 시스템은 최대 1kHz 프레임레이트를 지원해, 일반적인 30~60Hz 시스템 대비 약 30배 이상의 속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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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 대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드론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센서 솔루션”이라며 “실제 모빌리티뿐 아니라 바이오메디컬, AR, 반도체 계측 등 다양한 시장에서 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위멤스 매출의 상당 부분은 라이다용 부품에서 발생하며, 추산하는 전체 시장 규모는 약 7~10조원, 이 중 MEMS 스캐너 시장만도 약 1조원에 달한다. 위멤스는 올해 매출 7억원, 향후 수십억 원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4억원 이상 계약이 체결돼 연내 BEP 달성이 유력하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로 위멤스의 강점은 단순한 성능 수치만이 아니다. MEMS 기술은 회전 모터 대비 크기, 속도, 전력 소모, 전자기 간섭(EMI), 기계적 충격 저항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수한 산업화 조건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열 안정성’과 ‘구동 반복성’ 등 신뢰성 지표가 우수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고속 구동 시 센서 위치 재현성, 온도 변화에 따른 변동, 외부 충격 시 오차 범위 등은 산업화의 핵심인데, 저희는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데이터까지 공개하고 있다”며 “제품 검증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여타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자신했다.

기술 외에도 위멤스는 CES, IFA, Automotive LiDAR 등 주요 글로벌 전시회에 지속 참가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 중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욜(Yole)로부터도 수차례 인터뷰 요청을 받을 만큼 기술력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발표 말미, 이 대표는 “우리는 반도체 기술로 MEMS 스캐너를 직접 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향후 표준품 생산과 시스템 레벨 제품 확장을 통해 글로벌 B2B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비저너리,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옵스 플랫폼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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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비저너리(Visionary)의 김영석 대표는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데이터 지능화’를 꼽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DataOps 플랫폼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AI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코드가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며 “AI 개발자의 80%가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하는 데 시간을 쓰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저너리는 KAIST 모빌리티 대학원에서 박사급 전문가들 중심으로 스핀오프한 초기 창업 기업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위한 데이터 처리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특히 김 대표는 포티투닷(42dot)에서 대규모 데이터 학습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무 중심 창업가다.

김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AI 모델 개발보다는 데이터 관리에 발목 잡혀 있다”며 “비저너리는 데이터 수집부터 검색, 가공, 분석, 전략 수립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프레임워크로 통합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저너리가 개발한 플랫폼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데이터의 자산화. 기업이 보유한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검색 가능한 형태로 전환해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한다. 둘째는 노동의 자동화. 데이터 가공과 검수의 95%를 자동화해 AI 전문가가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는 의사결정의 지능화. 모델의 성능을 분석하고,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를 정량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야간에 급차로 좌회전 시 오토바이 검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시스템은 해당 문제를 분석해 보완할 데이터를 추천하고,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 데이터 생성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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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데이터가 스스로 똑똑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수집이 어려운 에지 케이스까지도 생성 가능한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개발 플랫폼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각축장이지만, 국내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산업기술 보호법 등의 규제로 인해 해외 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국은 ‘데이터 주권’이라는 독특한 법제도적 특수성이 있는 나라”라며 “비저너리는 이 틈새에서 국내 수요를 공략하며 기술 기반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수성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비저너리는 자율주행 분야 데이터 처리의 표준화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비 오는 날 무단횡단하는 어린이와 같은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은 세상에 없다”며, “비저너리는 이런 비정형 데이터를 쉽게 찾고 가공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은 AI 비숙련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향후에는 SaaS 기반의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R&D 전략 수립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비저너리는 현재 PoC(기술검증) 단계에서 스타트업과 연구소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며, 연간 500만~1000만원 수준의 라이선스 모델로 초기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이후 고객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깊숙이 들어가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사용량 기반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계 설계자는 캐드를, 디자이너는 포토샵을 켜듯, AI 개발자는 비저너리 플랫폼을 여는 날이 올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로봇 비전 데이터가 비저너리를 통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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