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트럼프는 “개방 없인 더 높은 관세”
트럼프는 “개방 없인 더 높은 관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
일본이 미국과 관세 협상 결과 미국산 쌀 수입량을 늘리기로 하면서, 한국도 쌀 등 농산물 시장 일부를 더 개방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장 개방에 동의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처럼 쌀 수입량 확대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일본은 쌀(현미) 76만7000톤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초과하면 1kg당 341엔씩 관세를 부과한다. 일본은 무관세 물량에 대해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입찰을 벌이는 ‘글로벌 쿼터’ 방식을 취한다. 미국산 쌀 수입량을 늘려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줄이면 전체 쌀 수입 물량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픽=이철원 |
한국은 쌀(백미) 40만8700톤을 5%의 저율 관세로 들여오고, 이를 초과하면 513%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일본과 달리 중국·미국·베트남·태국·호주 등 5개 수출국에 ‘나라별 쿼터’를 두고 있다.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려면 5국 모두와 물량 배분 협상을 다시 체결해야 하는데, 다른 나라도 수입을 더 확대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만 늘려주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지금까지 관세 협상을 마친 국가들은 한 곳도 빠짐없이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협상을 체결한 영국은 미국산 소고기를 1만3000톤까지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도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허물기로 했다.
한국은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되는 마지막 선)’으로 꼽고는 있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쌀, 소고기 외에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이나, 현재 검역이 진행 중인 미국산 사과, 감자, 블루베리 수입 확대도 협상 카드로 거론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금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손실 최소화’”라며 “일본처럼 미국을 설득하면서도 희생을 최소화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강우량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