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외설 편지' 보도 소송하고
"대통령 해외 출장서 배제"로 보복
2월에도 '멕시코만' 명칭 두고
AP통신 백악관 취재 막은 바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통령의 외국 출장을 취재하는 합동기자단(풀)에서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 등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25∼29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취재하는 합동 취재단에서 WSJ 기자들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허위, 명예훼손 행위를 한 WSJ는 (오는 25∼29일 예정된)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장을 취재할 13개 언론사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취재 배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WSJ 간의 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내려졌다. 지난 17일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2003년 외설적인 편지를 보냈다고 단독 보도했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리스트'라 불리는 성접대 명단을 숨기고 있다며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공격받는 시점에 이 기사가 공개돼 타격이 컸다.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사가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이튿날 기사를 작성한 기자 2명과 신문사,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대통령 해외 출장서 배제"로 보복
2월에도 '멕시코만' 명칭 두고
AP통신 백악관 취재 막은 바 있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1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통령의 외국 출장을 취재하는 합동기자단(풀)에서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 등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25∼29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취재하는 합동 취재단에서 WSJ 기자들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허위, 명예훼손 행위를 한 WSJ는 (오는 25∼29일 예정된)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장을 취재할 13개 언론사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취재 배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WSJ 간의 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내려졌다. 지난 17일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2003년 외설적인 편지를 보냈다고 단독 보도했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리스트'라 불리는 성접대 명단을 숨기고 있다며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공격받는 시점에 이 기사가 공개돼 타격이 컸다.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사가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이튿날 기사를 작성한 기자 2명과 신문사,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취재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언론사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보도에서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고수한 AP통신의 백악관 내 취재를 금지했다.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꾼 행정명령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양측은 현재까지도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 CBS방송 소속 웨이지아 장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한 언론에 벌을 주려 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도 내용을 근거로 정부가 언론사에 보복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원하는 모두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