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020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기획된 사건’처럼 보인다는 내용의 언론 기고문을 썼던 것으로 확인돼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처장은 박 전 시장 사망 후 10여 일 뒤인 2020년 7월 28일 ‘박원순 사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으로 한 진보 성향 인터넷 매체에 기고를 했다.
최 처장은 기고문에서 “(박 전 시장은) 치사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구차하게 변명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정말이지 깨끗한 사람”이라며 “많은 이들이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 박원순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 특히 여성 단체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최 처장은 “박원순은 경찰에 가서 개인적이고 치사한 일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사회적 논란과 민주 진영의 분열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깨끗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내 눈에는 직감적으로 이 사안이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를 비판했다.
또 피해 여비서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직접 작성해서 후임자에게 넘겨준 메모를 공개하며 “비서가 쓴 단어와 문장을 자세히 읽어보라.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없이는 이런 글을 쓸 수 없다. 정치적 경거망동을 자행했던 자들에게 또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 처장은 한국은행 인사조직개혁팀장, 교보생명 인사조직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고, 최근까지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라는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정치 평론을 해왔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이 대통령은)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했다. 최 처장은 친여 성향 방송 ‘나는꼼수다’를 진행했던 김용민씨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인사혁신처 측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입장을 정리 중”이라며 “아직까진 공식 입장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 처장은 박 전 시장을 감싸느라 ‘기획된 사건’이자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었다며 2차 가해도 했다”며 “최 처장처럼 성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 모는 사람이야말로 극우 인사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준이 아예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의 인사 눈높이를 극찬한 이유를 알 법하다”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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