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李 지지한 정규재가 강준욱 추천… 그래서 안 자르나

조선일보 김태준 기자
원문보기

李 지지한 정규재가 강준욱 추천… 그래서 안 자르나

서울맑음 / -0.3 °
3월 출간한 책서 비상계엄 옹호
대통령실 “현재는 잘못 인정”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동국대 홈페이지 캡처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동국대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내용의 책을 쓴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에 대해 여권의 비토론이 커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임명 고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란 책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라고 했다. 그가 과거 대법원 강제 동원 관련 판결을 부정하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재명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 강 비서관의 과거 처신에 대해, 대통령실은 임명 철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은) 과거에 다른 생각을 해 논란이 됐을지언정 현재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사죄하고 있고 또 국민 통합이라는 사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비서관에 대해 “보수계 인사의 추천이 있었다”고 했다.

강 비서관을 추천한 보수 인사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주필은 본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쓰고 싶어 하기에 추천한 것”이라며 “만일 강 비서관을 공격해 무너뜨리면 다음에는 이런 실험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 비서관은 지난 20일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제가 펴낸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보수 인사인 정 전 주필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지지하며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공략’ 전략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주필을 봐서 이 대통령이 강 비서관을 못 자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강 비서관 임명을 철회하라는 여권의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엄 옹호는 지난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준욱 비서관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각 자진 사퇴하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또한 국민주권 정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라고 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일제 징용을 강제 동원이 아니라면서, 일본인을 존경한다는 자가 있다”며 “이런 자는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없다”고 했다. 앞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내란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본다”며 “본인이 (거취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