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골퍼의 닮은꼴 1197일 비교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위와 4타 차 압도적 기량으로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20일(현지 시각) 제153회 디 오픈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쟁취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50·미국)와 자신을 비교하는 얘기를 듣고는 “말이 안 되는(silly) 소리”라고 일축했다. “타이거는 메이저 대회에서 15번 우승했잖아요. 저는 이제 겨우 4회로, 4분의 1에 도달했을 뿐입니다. 타이거는 독보적 존재입니다”.
하지만 골프계는 벌써 셰플러와 우즈 비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셰플러와 우즈가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셰플러가 우즈를 넘을 수 있는지’가 관심사다. 특히 셰플러와 우즈가 각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부터 4번째 우승까지 걸린 기간이 1197일로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 화제다. 작년 디 오픈 챔피언으로 올해 대회를 공동 7위(10언더파)로 마친 잰더 쇼플리(32·미국)는 “타이거 같은 지배자가 이렇게 빨리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공동 7위)도 “셰플러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고 했다.
셰플러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7381야드)에서 끝난 디 오픈 마지막 날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전반 한때 2위와 7타 차까지 벌리는 등 여유 있는 승리였다. 8번홀(파4)에서 벙커를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해 더블보기가 나왔지만 바로 다음 홀 버디를 잡았고 이후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4번째 우승으로 상금 310만달러(약 43억원)를 받았다.
스코티 셰플러가 20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디 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추고 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US오픈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로이터 연합뉴스 |
하지만 골프계는 벌써 셰플러와 우즈 비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셰플러와 우즈가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셰플러가 우즈를 넘을 수 있는지’가 관심사다. 특히 셰플러와 우즈가 각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부터 4번째 우승까지 걸린 기간이 1197일로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 화제다. 작년 디 오픈 챔피언으로 올해 대회를 공동 7위(10언더파)로 마친 잰더 쇼플리(32·미국)는 “타이거 같은 지배자가 이렇게 빨리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공동 7위)도 “셰플러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
셰플러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7381야드)에서 끝난 디 오픈 마지막 날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전반 한때 2위와 7타 차까지 벌리는 등 여유 있는 승리였다. 8번홀(파4)에서 벙커를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해 더블보기가 나왔지만 바로 다음 홀 버디를 잡았고 이후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4번째 우승으로 상금 310만달러(약 43억원)를 받았다.
이날은 셰플러가 2022년 4월 10일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든 후 1197일이 되는 날이었다. 그는 2024년 마스터스에서 한 번 더 우승했고, 지난 5월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 디 오픈까지 제패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 달성까지는 US오픈 우승만 남아있다.
1197일은 우즈가 메이저 첫 우승 후 네 번째 우승을 거두기까지 걸린 기간과 같다. 우즈는 1997년 4월 13일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1999년 PGA 챔피언십, 2000년 US 오픈, 그해 7월 23일 디 오픈 정상에 올랐다. 그 1197일 동안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69회, 셰플러는 71회 출전했다. 우승은 우즈가 18승으로 셰플러(14승)보다 많았다. 톱10에 든 횟수는 우즈 46회, 셰플러 51회였다.
셰플러는 우즈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선수가 디 오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우즈(2000·2005·2006)뿐이었는데 이번에 셰플러가 추가됐다. 셰플러는 한 해 2개 이상 메이저 대회에서 4타 이상 차이를 벌리며 우승하는 기록도 우즈(2000년 US오픈·디 오픈)에 이어 세웠다.
물론 셰플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PGA 투어 통산 우승 횟수도 우즈는 82승, 셰플러는 17승이다. 셰플러는 이날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킨 대회 10연속 우승 기록을 썼는데, 유일하게 그보다 많은 선수가 우즈(36연속)다.
하지만 셰플러가 최근 2년간 11승을 거둔 강력한 기세를 이어간다면, 언젠가 우즈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셰플러 특유의 침착함과 냉정함, 수도자에 비견될 만큼 강인한 정신력이 그를 ‘전설’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셰플러는 평소 골프보다 신앙과 가정을 더 중시한다고 밝혀왔다. 이런 생활 태도가 감정 기복을 줄여 성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 출신 폴 맥긴리(59·아일랜드)는 “셰플러는 골프장 안팎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탈선하는 걸 보기 어렵다”며 “시간이 지나면 셰플러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우즈보다 정상의 자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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