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아이쇼핑'과 tvN '첫,사랑을 위하여'에 출연하는 배우 염정아. |
염정아는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하는 ENA '아이쇼핑'에 이어 8월 4일 오후 8시 50분에 첫 방송하는 tvN '첫, 사랑을 위하여'를 연달아 내놓는다. 모두 월화극으로 편성된 두 드라마는 겨우 2주 간격으로 첫 방송한다.
두 드라마 속 염정아 캐릭터는 정 반대의 매력을 자아낸다. '아이쇼핑'에서는 대형 의료재단 대표이자 불법 매매 입양 조직 우두머리 김세희 역을 맡는다. 세상에 우월한 유전자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비뚤어진 신념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진짜 '아이'를 판매하는 '아이쇼핑' 사업을 벌이는 인물이다.
극 중 김세희 캐릭터는 입양 간 부모들로부터 파양 당한 아이들을 '폐기물'처럼 취급하고, 가차 없이 살인을 명령한다. 그런 김세희를 염정아는 서늘한 표정과 광기 어린 눈빛으로 연기해 예고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스로도 “이런 악마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악역”이라며 깜짝 놀랄 정도로 극악무도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흡연과 욕설 장면 등도 소화했다.
정확히 2주 뒤에 공개되는 '첫,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아이쇼핑'과 180도 다른 사랑스러운 매력을 앞세웠다. 극 중 의대상 딸을 홀로 키운 싱글맘 이지안 역으로 등장한다. 첫사랑이자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 대디 박해준과 뒤늦은 중년 로맨스를 형성한다. 딸 역할인 최윤지와 애틋한 모녀 이야기를 그리면서 모성애 연기도 펼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두 드라마의 연결 고리가 되는 염정아에게 부담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드라마가 겹치는 기간이 약 2주 정도로 짧고, 장르가 제각기 달라 염정아로서는 한시름 놓게 됐지만, 자기 자신과 시청률 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어느 드라마도 응원하지 못하는 '웃픈' 입장에 놓였다.
JTBC '착한 사나이'와 tvN '서초동'에 출연 중인 배우 류혜영. |
이처럼 배우들이 '겹치기 출연'을 피하지 못한 이유는 사전제작 시스템과 '후(後) 편성 체제' 때문이다. 최근 많은 드라마들이 사전제작 되고, 이후 방송 채널과 OTT의 사정에 따라 공개 시기를 결정하고 있다. 공개 시기에 대한 결정권은 방송사와 OTT가 가지고 있어 주연 배우들은 의도치 않은 '겹치기 출연'을 바라만 봐야 한다. 제작사와 방송사들도 한 주연 배우의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방송가 재정난에 따른'편성 대란'이 계속되는 만큼 모처럼 잡은 편성 기회를 놓치기 힘든 실정이다.
한꺼번에 주연드라마를 공개하며 각종 부담을 떠안게 된 배우와 소속사 측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배우 입장에서는 준비한 드라마들을 차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 한 번에 작품을 공개하면 계획에 없던 공백을 맞게 돼 곤란한 경우가 생긴다.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도 있다. 최대한 '작품 동시 공개'만은 피하고 싶지만, 요즘 편성 흐름이 워낙 예측하기 어려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다행히 이전에는 비판의 대상이 됐던 '겹치기 출연'이 최근 시청자 사이에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변화로 인식되면서 배우, 방송사, 제작사의 부담이 일정 부분 덜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을 일종의 '다작' 형태로 받아 들이면서 오히려 두 작품을 비교하며 한꺼번에 즐기는 분위기까지 형성하고 있다.
배우들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겠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염정아는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아이쇼핑' 제작발표회에서 “'아이쇼핑'은 우리가 작년에 촬영을 마무리했고, tvN '첫, 사랑을 위하여'는 지금도 촬영하고 있다. 배우로서는 편성의 어떤 권한도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완전히 다른 장르와 캐릭터라서 정말 다행이다. 두 작품 다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예쁜 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류혜영도 최근 '착한 사나이' 제작발표회에서 “매년 주어진 걸 열심히 했는데 올해 7월에 운 좋게 두 작품이 나란히 나와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시고 또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7월은 그저 즐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ENA, tvN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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