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지난 4월1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잠루드에서 트럭에 짐을 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을 도왔다가 아랍에미리트(UAE)로 피신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 매체 ‘저스트 더 뉴스’가 보도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나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당장 시작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저스트 더 뉴스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난민캠프에 머무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미군 조력자들과 이들의 가족 등 32명이 지난주 UAE 당국으로부터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추방 위기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인들은 UAE 경비대가 별다른 이유 없이 돌연 이 같이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캠프 관계자가 자신들의 여권을 압수한 상태이며 탈레반 인사로 꾸려진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관계자들과 캠프 소장이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들이 미국에 체류하는 것을 허용할지, 제3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울지 등 구체적인 구제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강력한 난민 추방 정책을 실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인 결심을 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군사 작전을 도운 아프가니스탄 난민도 박대해왔다. 난민이 탈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카불발 비행편을 취소한 한편,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임시 보호 지위를 박탈하기 위해 법원에 제소하기까지 했다.
UAE 당국은 2021년부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현지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도망 온 아프가니스탄인을 자국 난민 캠프에 수용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탈레반이 지명한 주UAE 아프가니스탄 대사 신임을 수락하는 등 탈레반과 우호적 관계를 쌓아왔다.
이란과 파키스탄도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지난 7개월간 아프가니스탄 난민 약 200만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미군을 도왔던 난민들은 탈레반으로부터 보복받을까 두려워하며 각국의 본국 송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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