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디지털포스트(PC사랑)= 데이브]
인공지능은 오늘날 사회의 혁신을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 중 하나다. AI는 수학 난제 증명, 과학·공학 분야의 고난도 시뮬레이션, 의료 분야에서 정확한 질병 진단과 치료제를 개발, 그리고 금융과 법률 서비스의 효율성과 접근성 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일상에서의 영상 제작, 글쓰기까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효율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은 질문은 간단하지 않다.
인공지능은 오늘날 사회의 혁신을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 중 하나다. AI는 수학 난제 증명, 과학·공학 분야의 고난도 시뮬레이션, 의료 분야에서 정확한 질병 진단과 치료제를 개발, 그리고 금융과 법률 서비스의 효율성과 접근성 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일상에서의 영상 제작, 글쓰기까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효율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은 질문은 간단하지 않다.
"AI가 제시하는 답은 과연 전부이고, 진실일까?"
AI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그것이 '진리'나 '객관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인간이 만든 것이며, 그 안에는 인간의 주관성, 비합리성, 그리고 실수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편향된 데이터는 편향된 알고리즘을 낳고, AI는 이러한 오류를 완전히 걸러내지 못하며 심지어 증폭시킬 수도 있다.
결국 AI가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의 도구일 뿐, 맹목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출처로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설령 그 출처가 권위 있는 기관이라고 해도 '정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는 마지막 책임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는 미래를 예측하는 마법의 수정구슬이 아니다. 수학이나 물리처럼 명확한 법칙이 작동하는 분야에서는 유용할 수 있지만, 예외가 많고 창의적 추론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는 아직도 손가락 개수나 기본적인 QWERTY 자판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chatgpt 생성] |
데이터 뒤에 숨은 진실, 인간만이 읽어낸다
예를 들어, 요즘 투자 콘텐츠에서 AI가 추천하는 기업이나 주식 리스트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들 AI 모델은 기업의 재무제표, 뉴스 기사, 주가 흐름, 애널리스트 보고서 등 이미 공개된 정보를 조합해 유망 종목을 추려낸다.
겉보기에 믿음직스럽지만, AI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적 예측'을 할 뿐이다. 기업 내부의 분위기 변화, 창업자의 리더십 방향, 핵심 인재의 이탈 조짐 같은 정성적 요소는 정량화하기 어려워 AI가 포착하기 힘들다.
사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숫자 너머에 있는 이야기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리스크, 데이터화되지 않은 통찰, 그리고 인간의 직관과 경험이 있어야만 감지할 수 있는 흐름이 존재한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AI의 한계를 보여준다.
유튜브 진정성 없는 복붙 콘텐츠의 퇴출
이제 콘텐츠 플랫폼도 같은 고민을 시작했다. 유튜브는 2025년 7월 15일부터 AI로 생성된 저품질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AI Slop)'에 대해 수익 제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TTS로 읽은 뉴스, 인기 영상의 짜깁기, 반복적인 구조의 영상은 광고 수익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독창성이 없는 콘텐츠는 시청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플랫폼의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AI 글쓰기 시대, 오히려 인간적인 글이 경쟁력
블로그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몇 초 만에 맞춤형 글을 생성할 수 있지만, 이제는 양보다 차별화된 품질이 중요해졌다. 사용자는 더 이상 똑같은 SEO 최적화 문장과 감정 없는 정보 나열에 만족하지 않는다. 사람 냄새나는 서사, 경험에서 나온 문장, 창작자의 고유한 시선이 담긴 글만이 살아남는다.
결국,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AI는 수많은 글의 패턴을 학습해, 문장 속 다음에 올 단어가 무난할지 예측할 뿐이다. 그 결과는 매끄러울 수는 있어도 생명력도 없고 통찰 없는 나열에 그칠 뿐이다. 결국 독창성과 진정성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 영역일 수밖에 없다.
유발히라리 EBS 강연 화면 |
AI가 흉내 낼 수 없는 힘, 인간의 상상력
이 지점에서 유발 하라리의 통찰이 떠오른다.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약 7만~3만 년 전 인지 혁명을 통해 현 인류가 새로운 사고방식과 언어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이를 통해 뒷담화, 거짓말, 상상력 등 언어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더 큰 집단을 조직하고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하라리는, 신화·종교·법·이데올로기와 같은 '허구'를 공동으로 믿고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인간은 혈연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수십만, 수억 명이 협력하는 사회를 구성할 수 있었고, 이것이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핵심 동력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이 새로운 통찰을 낳는다
때로는 비논리적 상상, 허구, 의미 없는 말장난이 새로운 통찰을 낳는다. 인간이 허구를 만들어내고, 함께 믿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협력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AI 시대의 창작이란 기술이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간의 상상력은 AI가 쉽게 모방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본질이다. 우리는 AI의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위험 요소로 인식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창작과 예술의 영역에서도 반드시 억제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창작은 AI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쓰되, 인간의 감각으로 다듬는 과정"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에세이 작성에서 AI 도우미 사용 시 생기는 인지 부채: 챗GPT가 당신의 뇌에 미치는 영향 [MIT 미디어랩] |
편리함의 대가? AI가 만든 글, 내 것이 아니다
실제로 MIT 미디어랩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ChatGPT와 같은 AI 도구의 반복적인 사용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초기에는 글의 구조나 구성에 도움을 받는 수준에 그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들이 AI의 답변을 그대로 복사해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학습에 대한 태도 역시 점점 수동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ChatGPT를 활용한 그룹은 자신이 작성한 글에 포함된 인용문을 잘 기억하지 못했으며, 결과물에 대한 소유감 또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창작의 주체로서 인간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AI 활용 방식에 대한 보다 정교한 기준과 고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우리 언어의 진정한 특이성은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유발 하라리
"AI와 함께, 그러나 인간답게"
AI는 창작의 속도를 높이고 아이디어를 확장해 주는 훌륭한 조력자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여전히 인간의 손길에서 완성된다. 마치 소설가가 AI로 초고를 작성한 뒤 섬세한 감정 묘사로 이야기를 다듬고, 투자 분석가가 AI의 데이터 분석을 참고하되 시장의 심리까지 고려해 결론을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창작물은 단순한 데이터의 축적이 아닌, 생각의 교류와 공감, 그리고 허구적 상상력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오롯이 인간의 몫이다.
결국, 속도보다 통찰력, 자동화보다 진정성, 효율성보다 공감의 깊이가 진짜 원본을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아무리 AI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우리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상상력과 허구로 비롯된 창의적인 사고에서 나온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에 대한 맹신이나 거부가 아니라 인간 고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그 본질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AI가 때때로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일으킨다고 해서 그것을 단순한 오류나 비웃음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 인간 역시 사실과 다른 상상, 말이 안 되는 허구를 반복하며 성장해왔다. 오히려 그 '환각'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창조의 출발점이었다.
<이 기사는 digitalpeep님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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