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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이의리가 지난해 가을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의리는 지난해 6월 병원 검진 결과 왼쪽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다. 그해 6월 20일 좌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 및 뼛조각 제거술을 진행했고, 일찌감치 2024시즌을 끝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에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이의리는 "함평(2군 훈련장)에서 퇴근하는 길에 야구장을 찾아서 한국시리즈를 봤다"며 "우승했을 때는 좀 아쉽긴 했는데, 내 것을 해야 해서 바빴다. 금방 잊혀진 것 같다. 이제는 별 생각이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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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도 이의리와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곽도규는 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구원 등판한 곽도규는 6회초 2사 1루에서 이재현의 3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깜짝 퍼포먼스를 펼쳤다. 유니폼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이의리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티셔츠를 팬들에게 보여줬다.
당시 곽도규는 "아무도 몰랐다. 훈련 이후에 몰래 팀 스토어에 가서 (이의리) 마킹을 부탁드렸다. 팀 스토어 매니저님께서 어려운 작업임에도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욕을 먹을 것도 예상했고,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이렇게 부끄러운 기억을 만들면 나이를 먹었을 때는 (지금의 순간이) 재밌는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정도 부끄러움을 예상했다. 철 없는 행동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의리 형이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세리머니를 해달라고 하더라. '심장을 불태워라' 이런 의미의 세리머니였던 것 같은데, 하는 김에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세리머니를 계획했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의리 형을 존경하는데, 함께하지 못한 게 많이 속상하다. 하지만 가슴에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내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올해는 거의 못 던졌지만, 이의리라는 선수를 보고 배우는 후배들, 팀원들은 이의리라는 사람이 곁에 함께하는 게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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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는 "(곽도규의 퍼포먼스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상대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올스타전이 아니고 한국시리즈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안 좋은 시선으로 (곽)도규를 바라보지 않을까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또 이의리는 "도규가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존경하고, 또 멋지다고 생각한다. 도규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곽도규는 일찌감치 2025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4월 14일 MRI 검진 결과 좌측 주관절 굴곡근 및 인대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진행했다. 당분간 재활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의리는 "도규에게 몸 관리 잘 하라고 얘기해줬다. 수술 시간이 길었다고 하더라. 도규는 착실한 선수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같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재활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