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복합위기 대응 적극 추진 위해
소기업·소상공인 25만 명 실태 진단
자금 조달·경쟁 심화로 초기 자금난 극복 못해
창업 3년 미만 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29%’
소기업·소상공인 25만 명 실태 진단
자금 조달·경쟁 심화로 초기 자금난 극복 못해
창업 3년 미만 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29%’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 ‘복잡해진 금융 환경’ ‘인건비 상승’ ‘글로벌 경제 변화’….
각기 다른 이유로 ▲창업 초기 청년 ▲10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노포(오래된 가게) 사업자 ▲고신용 자영업자 모두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도, 노포도 모두 위험한 상황이다. 자영업자의 위기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는 자영업자의 잠재된 위기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판단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과 함께 원인 분석에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지난 1~3월 서울신보 보증을 이용 중인 소기업·소상공인 25만 명의 데이터로 ‘상반기 서울시 자영업자 금융 이용 실태’를 면밀히 조사했다. 분석 결과, 창업 3년 미만 청년 자영업자를 비롯해 노포, 고신용 자영업자까지 다중 대출에 의존하거나 고금리 자금을 쓰며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각기 다른 이유로 ▲창업 초기 청년 ▲10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노포(오래된 가게) 사업자 ▲고신용 자영업자 모두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도, 노포도 모두 위험한 상황이다. 자영업자의 위기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는 자영업자의 잠재된 위기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판단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과 함께 원인 분석에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지난 1~3월 서울신보 보증을 이용 중인 소기업·소상공인 25만 명의 데이터로 ‘상반기 서울시 자영업자 금융 이용 실태’를 면밀히 조사했다. 분석 결과, 창업 3년 미만 청년 자영업자를 비롯해 노포, 고신용 자영업자까지 다중 대출에 의존하거나 고금리 자금을 쓰며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지난 17일 ‘2025년 하반기 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서울신보 25개 전(全) 지점을 ‘종합지원센터’로 전환해 위기 단계별 대응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지원은 ▲사업 초기 ‘밀착 창업 지원’ ▲장기 운영자 대상 ‘매출 구조 개선’ ▲경영 위기 시 ‘긴급 유동성 공급’ 등 기업 생애주기와 위기 유형에 맞춘 해법으로 구성됐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생존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창업자부터 노포(오래된 가게)로 대표되는 고업력 자영업자까지 경쟁력 회복을 돕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제공 |
◇청년 창업 ‘데스 밸리’, 창업 준비부터 밀착 지원으로 성장 견인
서울신보 분석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년 소상공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7.3%의 빠른 매출 성장을 보였으나 다중 채무 증가율도 17.5%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 소기업·소상공인의 다중채무자 수 증가율(2025년 1분기/전년 동기 대비)은 ▲30대 이하 17.5% ▲40대 13.1% ▲50대 8.8% ▲60대 이상 2.0%로 나타났다.
특히, 창업 3년 미만 소상공인의 다중채무자 수 증가율은 24.6%,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은 28.8%에 달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초기 경쟁 심화로 인해 ‘데스 밸리(death valley·창업 초기 자금난)’를 통과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성장 가능성 높은 청년층이 일찍 안정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업 초기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하반기 중 2300명 대상으로 밀착 창업 컨설팅을 제공하고, 실전형 창업학교 ‘프렙 아카데미(PREP Academy)’ 단기 과정을 신설해 정규 교육생 외에도 120명이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2026년에는 교육장을 추가 개소하고 교육생 규모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청년 창업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실질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10년 이상 버텨온 노포도 위기… 장기 생존 자영업자의 경쟁력 회복 지원
1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한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연 매출액 대비 보유 대출의 비중이 7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장기간 생존한 자영업자조차 매출 성장세 둔화와 부채 누적으로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담은 사업 자금에 대한 추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1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한 소상공인의 서울신보 이용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신용보증 이용자 수 증가율을 보면, 60대 이상은 17.1% 증가했으며 40대와 50대는 각각 6.0%, 1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소기업·소상공인의 신용보증 이용도 크게 늘어 고(高)업력·고연령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사업 경력이 많은 자영업자를 위한 ‘체질 개선형 성장 지원’도 강화한다. 디지털 환경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들 계층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로 개척 △디지털 기기 도입 지원 △원가 절감·세무·노무·마케팅 등 경영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도 연계한다. 또한 사업 지속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 정리 컨설팅과 재창업·재취업 연계도 함께 추진한다. 서울신보는 이를 통해 단순한 ‘사업 버티기’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 구조 개선과 건전한 사업 정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고금리로 내몰리는 자영업자 대책 시급… 위기 소상공인 조기 발굴 확대
이번 조사에서 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도 확인됐다. 서울신보가 지난 1분기 대출 종류별 평균 이용자 수를 분석한 결과, 대부업을 이용한 소상공인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고금리·고위험 대출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이처럼 위기 신호는 연령·사업 경력·신용도를 가리지 않고 자영업 전반에 걸쳐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위기 징후가 포착된 소상공인을 조기에 발굴하고 맞춤형 컨설팅과 설루션 비용도 지원하는 ‘위기 소상공인 조기 발굴 및 선제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130% 늘어난 3000개 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총 63억8000만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사업 성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서울신보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종합 지원(금융+컨설팅)을 받은 소상공인은 금융(보증)만 단독 지원 받은 업체에 비해 1년 후 매출액 상승률이 4.2%p, 신용점수 상승비율이 5.6%p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제2금융권 대출 비중 감소 폭도 3.4%p 높아, 신용도 하락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하반기 추가 모집은 오는 21일(월)까지 진행한다. 모집 대상은 약 943명으로 연 매출 감소 또는 재해 피해를 입은 서울시 소상공인이다. 신청은 서울시 소상공인 종합지원포털(www.seoulsbdc.or.kr)을 통해 진행되며 대상 여부 및 자세한 내용은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차 안심통장 확대시행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자영업자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서울특별시 안심통장’ 2차 사업도 오는 8월 시행한다. 안심통장은 최대 1000만원 한도로 필요한 금액만 사용하고 그에 대한 이자만 부담하는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정책금융 상품이다. 이자 부담이 큰 자영업자의 현실을 고려해 설계된 맞춤형 지원책이다. 지난 3월 실시한 1차 사업에서는 2만 개 계좌가 58 영업일 만에 조기 소진되며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특히 오는 8월 시행되는 안심통장 2차 사업에서는, 금번 조사 결과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30대 이하 청년 창업자와 60대 이상 노포 사업자를 대상으로 심사 요건을 완화하는 등 선별적 ‘핀셋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25개 전 지점 종합지원센터로 개편
지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현장 중심 실행 체계’도 구축한다. 서울시와 서울신보는 ’2025년 하반기 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지원’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7월부터 서울신보 25개 전 지점을 ‘종합지원센터’로 전면 개편한다. 이곳에서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원스톱(One-stop) 종합 상담을 진행한다. 자영업자의 복합적인 경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처럼 분절된 지원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프면 종합병원에 가듯 어려움을 느끼는 자영업자가 곧바로 종합지원센터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서울신보의 목표다.
서울신보 관계자는 하반기 자영업자 지원 대책과 관련해 “최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면서 “청년 창업자·노포 사업자 등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지만 하반기부터 맞춤형 종합대책을 통해 현장 중심의 지원 체계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문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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