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금쪽이'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1선발로 후반기 첫 등판에 나선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어빈이 타자들을 의식하면서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지 말길 주문했다. 포수의 사인대로 자신의 공을 믿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길 원하는 까닭이다.
어빈은 2025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28승을 달성한 어빈은 이름값만 본다면 올 시즌 새로 합류한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어빈은 전반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어빈은 전반기 16경기(84⅔이닝)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 4.46, 66탈삼진, 40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43으로 부진했다. 퀄리티 스타트 투구 숫자도 8차례에 불과했다. 올 시즌 리그 타고·투저 흐름을 고려하면 매우 아쉬운 수치다.
현재 리그 최강 선발 투수인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비슷한 성적을 기대했기에 두산 구단과 벤치의 실망감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어빈은 상대 선수들과 잦은 충돌에다 마운드 위에서 같은 팀 코치와 포수를 어깨로 밀치는 논란의 장면까지 연출했다.
어빈은 전반기 마지막 불펜 등판 대기도 몸 상태 난조를 이유로 고사했다. 에이스보다는 금쪽이에 가까운 행동이 잦았다.
그래도 9위까지 처진 팀 상황상 두산은 거액을 투자한 어빈을 시즌 끝까지 믿어봐야 한다. 어빈은 후반기 첫 경기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조성환 대행은 어빈에게 후반기에도 1선발 중책을 맡긴다.
조 대행은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나 "일단 어빈 선수가 첫 순서인데 1선발 역할을 단단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후반기 불펜 뎁스(선수층)가 좋아져서 필승조 과부하 현상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반기 막판에 보인 그 끈끈함이 후반기에도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조 대행은 어빈의 반등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도 주문했다.
조 대행은 "공격적인 투구를 해야 한다. 타자를 공격할 수 있는 충분한 구위가 있는데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는 느낌이 든다. 마운드 위에서 어떤 생각으로 던지는지 모르겠지만, 타자들을 신경 쓰기보다는 포수하고 둘이서 경기했으면 좋겠다"며 "상대 입장에서 공격받는다고 느끼면 어빈 선수의 장점이 훨씬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빈은 지난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미치 화이트와 선발 맞대결 예정이었다. 화이트는 14경기(80⅔이닝)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 2.45, 86탈삼진, 29사사구를 기록한 수준급 선발 자원이다. 하지만, 17일 경기는 전국적인 폭우로 인해 우천 취소됐다. 어빈과 화이트의 선발 맞대결은 18일 경기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이제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상 어빈은 상대 1선발에 위치한 투수들과 맞대결을 계속 치를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후반기 반등 여부도 어빈의 손에 달린 셈이다. 과연 어빈이 향후 10경기 정도 남은 등판 기회에서 진짜 자신의 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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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