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기자수첩] LCC 춘추전국시대, 승자는

머니투데이 임찬영기자
원문보기

[기자수첩] LCC 춘추전국시대, 승자는

서울맑음 / -3.9 °
"이렇게 많은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는 건 처음이에요"

저비용항공사(LCC)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통합 진에어'로 탄생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티웨이항공, 타이어뱅크가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 사모펀드가 되살린 이스타항공,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 등 국내에 운영 중인 LCC만 8개에 달한다. 여기에 파라타항공이 오는 8월 재운항을 앞두고 있다.

한 나라에 이렇게 많은 LCC가 경쟁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우리나라보다 인구수가 2배가량 많은 일본의 경우 LCC가 7개에 불과하다. 국내 LCC 시장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숫자가 많다는 의미다. 그러니 국내 LCC들은 생존을 위한 '치킨게임'을 벌여야 한다. LCC를 이용하는 고객 특성상 서비스의 질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더라도 경쟁사보다 싼 항공권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여기에 신규 단독 노선을 취항하거나 인기 노선을 증편하는 등 공격적으로 몸집 키우기도 병행한다.

이들의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싼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건 모든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치킨게임이 장기화할 경우다. LCC는 싼 만큼 많이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싸게만 팔고 많이 팔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자연스레 LCC 재무구조는 나빠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국내 주요 LCC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내고 있고 일부는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지나치게 빠른 노선 확장도 문제다. 일부 항공사들은 항공기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노선을 확장해 지연·결항이 속출하고 있다. 나중의 일이지만, 치킨게임의 끝에서 살아 남은 LCC들이 그동안 들인 비용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우려도 있다. 경쟁사가 사라진 시장에선 자연스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서비스의 질도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단순 성장에만 집중한다면 LCC에게도 고객에게도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LCC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단 승객의 편의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승객을 우선하지 않는 항공사는 존재해선 안 되며 존재할 수도 없다. LCC 춘추전국시대의 최종 승자는 고객이 돼야 한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