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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쌀 수입 확대 검토…“양곡법 개정과 연계”

이데일리 정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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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쌀 수입 확대 검토…“양곡법 개정과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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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 개정하고 수입 쌀 쿼터 확대' 방안 부상…부작용 우려도
확실한 대미 관세협상 카드로 '주목'
쌀 매입 전제로 농업계 반발 최소화
공급과잉 속 재정부담 눈덩이 우려도
[이데일리 정두리 김은비 기자]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의 협상 카드로 미국산 쌀 저율관세 수입물량(쿼터)을 일부 확대하고 동시에 양곡관리법을 개정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산 쌀 수입 쿼터 확대에 따른 반발을 정부가 시장에서 남는 쌀을 사주는 것을 골자로 한 양곡법 개정으로 최소화하자는 의미다.

다만, 이 두 계획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정부의 쌀 의무매입 물량 확대에 따른 재정부담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뒤따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7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산 쌀 수입쿼터 확대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확대, 과일 수입 확대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협상안을 검토 중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 14일 농산물과 관련해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쌀 추가 개방 방안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는 미국을 설득할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조기에 마친 국가는 모두 농산물 시장을 열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이 쌀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쌀 시장에 대한 개방 의지가 없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한국은 현재 수입 쌀에 대해 51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되 연간 약 41만톤(t)의 수입 쌀에 한해선 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13만 2000t에 이르는 물량에 저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쌀 추가 개방은 농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쌀을 추가 개방하며 양곡법을 개정해 농가 생산성과 경제성을 보장하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대표로 있던 야당 시절부터 양곡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다수 야당으로서 이를 두 차례 본회의까지 통과시켰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양곡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가 전제된다면 쌀 수입 쿼터 물량 확대에 대한 국내 저항은 줄이고 대외 신뢰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양곡법 개정을 전제하더라도 식량안보의 핵심인 쌀 시장 개방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양곡법과 관련, 각 농가의 벼 재배면적 감축 노력을 전제로 남는 쌀을 사주겠다는 ‘조건부 매입’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농가의 불만을 키울 수 있다.


정부 재정도 부담이다. 안 그래도 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남는 쌀이 늘어나는 상황에 미국산 쌀이 추가로 들어와 공급이 확대한다면 정부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양곡법 개정 시 농림축산식품부가 현재 연간 1조 5000억원을 투입 중인 연간 양곡 매입비가 5년 후인 2030년 2조 7000억원으로 8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한호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지금도 쌀 공급과잉이 심한 상황”이라며 “쌀 저율관세할당 물량 확대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