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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승려 성관계로 164억”… ‘불교국’ 태국, 무더기 性 스캔들에 ‘발칵’

조선비즈 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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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승려 성관계로 164억”… ‘불교국’ 태국, 무더기 性 스캔들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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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태국 중부 논타부리주에서 여러 고위 승려를 유혹한 뒤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여성(가운데)을 체포하고 있다./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 경찰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태국 중부 논타부리주에서 여러 고위 승려를 유혹한 뒤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여성(가운데)을 체포하고 있다./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에서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 등 고위급 승려를 다수 유혹해 은밀한 관계를 맺고 거액을 갈취한 여성이 붙잡혔다. 인구 90%가 불교를 믿는 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 파장이 크다.

16일(현지시각) AP 통신·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미스 골프’라는 별명의 여성 윌라완 엠사와트(35)를 논타부리주의 한 고급 주택 단지에서 체포했다. 고위 승려 10여 명과 성관계를 맺으며 3년 동안 3억8500만바트(164억원)를 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는 갈취·자금 세탁 등이 적용됐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일반 승려 관련 사건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고위 승려들이 무더기로 연루된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경찰은 윌라완이 금전적 이익을 위해 고위 승려들을 표적으로 삼아 유혹했다고 본다. 이들과 연애 관계를 시작한 뒤에 거액의 돈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윌라완은 지난달 말 방콕 한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이 잠적했다가 환속한 것을 계기로 수사 대상이 됐다. 조사 결과 이 주지는 윌라완과 애인 관계였다. 윌라완은 자신이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780만바트(약 3억3400만원)를 요구했다. 주지가 이를 거절하자 윌라완은 다른 승려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주지는 라오스로 도피했다.

경찰이 압수한 윌라완의 휴대전화 5대에서는 그가 여러 유명 사찰의 고승들과 함께 찍은 사진·영상 8만 건이 나왔다. 여러 승려와 은밀한 관계를 맺고 이를 이용해 협박·갈취한 사실이 담긴 수많은 채팅 기록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다른 한 사찰의 60대 주지 승려가 지난 2월 자신의 사찰 계좌에서 38만바트(약 1620만원), 개인 계좌에서 1280만바트(약 5억4700만원)을 각각 윌라완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윌라완은 자신이 승려 9명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중 8명은 이후 환속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윌라완의 은행 계좌에는 지난 3년간 3억8500만바트(약 164억원)가 입금됐다. 윌라완은 이 돈을 대부분 온라인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주지·원로 등 최소 9명이 승려 직에서 쫓겨난 것으로 파악했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승려를 신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설했다고 밝혔다.

상좌부 불교를 믿는 태국에서는 승려에게 철저한 독신 생활을 요구한다. 남성 승려는 인간 여성은 물론, 암컷 동물과도 신체 접촉을 하면 대죄(大罪)를 저지른 것으로 본다.


지라유 후앙삽 태국 정부 대변인은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이 이번 사건으로 타격받은 불교계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관련 당국에 ‘사찰 재정 투명성 제고’ 등 관련 법 규정 강화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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