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4월 1일 김대중 대통령이 하나로통신 ADSL 개통을 기념해 신윤식 사장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
1999년 4월 1일 초고속인터넷 ADSL(비대칭형 디지털 가입자망)이 국내에서 개통됐다. 이날 김대중 대통령은 신윤식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사장과의 ADSL 기반 영상통화를 시연하며 한국 정보통신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나로통신이 첫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ADSL은 전화선을 그대로 활용해 기존 모뎀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전까지 가정용 인터넷은 전화망 기반의 모뎀(56Kbps 이하)을 사용해야 했고, 통화와 인터넷을 동시에 쓸 수 없었다. 속도는 느리고 요금도 부담스러웠다. 하나로통신은 KT보다 먼저 전화국 분산국 장비를 설치해 ADSL 기술 상용화를 앞당겼다. 당시 1Mbps급 속도는 파격적이었다. 정액요금제 도입과 함께 사용자 수는 빠르게 늘었다.
정부가 추진한 초고속정보통신망 종합계획(1994~2010)의 중간 성과물이기도 했던 ADSL 상용화는 가정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정보고속도로를 실질적으로 열었다. PC방 문화 확산, 온라인게임·포털·전자상거래 성장 역시 ADSL 보급에 힘입었다. 2001년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최단기간 보급 기록을 세웠다.
ADSL은 2000년대 중반 이후 IPTV, 스마트폰 확산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전환' 시작점으로 평가받는다. 통신 3사의 인프라 투자 경쟁과 함께 전국 어디서든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이용이 가능해졌다. 이후 VDSL, FTTH 등 고속화 기술의 교두보가 됐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