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맘’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예능 프로그램 ‘일타맘’이 과잉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 전국 51개 교육 관련 시민단체 및 기관은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타맘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과잉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방심위의 심의 검토와 방송 중단 등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tvN 예능 프로그램인 일타맘은 지난달 26일 방영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내 아이의 미래가 초6에 결정된다고요? 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급 시크릿 대공개”라며 “자녀를 명문대 진학에 성공시킨 일타맘 군단과 입시 컨설턴트가 나와 교육 고민을 해결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6월 26일 첫 방송에서는 방송인 김성은이 9살 딸 교육 문제로 안고 있는 고민이 소개됐는데, 사립 학교부터 수학, 영어, 논술, 바이올린, 축구, 학습지 등 10개에 달하는 학원까지 월 300만 원의 교육비를 쓴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에 자신은 석 달 교육비로 1000만 원을 썼다는 다른 부모의 경험담도 나왔다.
7월 3일 두번째 방송에서는 7살에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어 원서로 완독했다는 영재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이 방송됐고, 10일 세번째 방송에서는 명문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에 재학 중인 자녀의 성적 하락에 대한 고민이 방송됐다.
방송 출연진으로는 가수 백지영과 방송인 장성규가 나온다. 백지영은 이 방송을 계기로 딸을 연간 학비가 3000만원인 국제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장성규도 방송에서 초등생 아들의 테니스 교육을 위해 자신이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해서 자녀를 테니스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시켰다고 말한다.
사걱세 등은 해당 방송을 모니터링한 결과 △부모가 원하는 대입 결과를 위해 아동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을 미화하고 △학벌주의와 직업 간 차별을 조장하며 △학습 노동 강도를 높여,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발달을 위협하고 △상담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직·간접적으로 특정 사교육 업체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도 방송을 본 후 자녀 교육에 대한 조바심이 생기게 됐다며, 가뜩이나 과도한 교육열과 학벌주의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 시청자는 “일타맘 보니까 더 조급해진다, 사교육 조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고, 다른 시청자는 “공부도 못했고, 지방에 살고, 정보력도 없는 부모는 죄인”이라고 온라인에 후기를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