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즉시 거부해야”
전한길 씨가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기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당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김용태 의원은 “입당을 즉시 거부해야 한다”고 했으나 당 지도부는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씨는 지난 14일 ‘윤 어게인(YOON Again)’ 인사들이 주축이 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공식적으로 공개한다. 저도 국민의힘 당원 가입했다”며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는다. 오직 보수 우파가 잘되도록 밀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 사무총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씨의 입당 사실을 전하며 “(전씨는) 6월 9일 김용태 비대위원장 시절 입당을 했다”며 “(중앙당에서)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입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앙당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도 이날 “(전씨의 입당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개인의 목소리를 크게 증폭하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고, 그 정치인들의 행위가 우리 당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 세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안 된다”며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결단하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헌법 정신을 지키는 건강한 보수 정당”이라며 “우리 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나 계몽령을 운운하며 계엄을 옹호하는 극단 세력과는 절연해야 한다.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사이비 보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계엄 옹호 세력의 입당을 즉시 거부하길 바란다”며 “반헌법 세력과의 절연 없이 당 개혁과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사라지니 이젠 유튜브 강사를 데려와서 ‘친길계’를 만들려고 하느냐”며 “친길 당대표, 친길 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 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침입했던 국회에서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의 복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행사를 열고 참여하는 모습은 스스로를 ‘혁신의 대상’이라고 선언하는 꼴”이라며 “그렇게 윤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고 싶다면 서울구치소 앞에서 행사를 여는 게 낫겠다”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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