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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승률’로 예측한 프로야구 후반기...올해 최종 1위는?

조선일보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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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승률’로 예측한 프로야구 후반기...올해 최종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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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실점 활용한 ‘피타고리안 승률’로 예측시 정규 시즌 1위는 한화
5위 두고 롯데-삼성 타이브레이커 가능성
야구 전문가들조차 “도저히 예상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가 올스타브레이크를 끝내고 17일부터 4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올 시즌은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등을 준비하기 위해 일찍 개막했고, 전반기가 끝난 현재 이미 각 팀이 대략 90경기 가까이 소화해 이미 정규시즌 144경기의 절반을 훌쩍 넘긴 상태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끝난 뒤 폭죽이 터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끝난 뒤 폭죽이 터지고 있다./연합뉴스


16일 현재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는 1위 한화가 2위 LG를 4.5게임차로 앞선 가운데, 그 아래로는 매 경기마다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미세한 차이로 순위가 갈려있다. 7위 NC도 승률 5할을 넘기고 있는데다 8위 삼성도 단 1경기 차이로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한 8위에 올라있다. 10구단 중 8구단이 올 시즌 후반기 성적에 따라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순위경기 수승리승률
1한화87520.612
2LG88480.558
3롯데89470.547
4KIA88450.529
5KT89450.523
6SSG87430.512
7NC85400.500
8삼성88430.494
9두산88360.424
10키움91270.307


※KBO=16일 현재 기준

남은 시즌은 어떻게 전개될까. 야구만큼 예측이 허망한 종목도 없지만, 재미삼아 참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피타고리안 승률’로 알려져 있는 ‘기대 승률’이다. 야구계의 화두인 세이버메트릭스(야구의 데이터를 다양하게 분석하는 통계학적 방법론)에서 개발한 이 지표는 각 구단의 득점과 실점을 바탕으로 향후 경기에서 어느 정도의 승률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기대승률의 공식은 한 구단이 지금까지 얻은 득점의 제곱값을 득점의 제곱값과 실점의 제곱값을 합해 나누면 된다. 각 팀의 공·수·투 전체 전력이 결국 득점과 실점에 반영된다는 것에 착안한 지표다.

그럼 이 기대승률을 올 시즌 KBO리그 구단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현재순위기대승률기대승률 순위실제 순위와 기대 승률 순위 간 차이
1한화0.5962위+1
2LG0.6071위-1
3롯데0.4769위+6
4KIA0.5175위+1
5KT0.5383위-2
6SSG0.5126위0
7NC0.4847위0
8삼성0.5344위-4
9두산0.4778위-1
10키움0.30610위0


가장 눈에 띄는 팀은 현재 3위인 롯데다. 롯데는 올 시즌 현재 승률 0.547로 리그 3위에 올랐지만, 기대승률은 0.476으로 리그 9위다. 득점과 실점으로 평가한 전력으로는 현재 9위 정도를 해야 하는데, 실제 순위는 이보다 무려 6위나 높은 것이다. 이날 현재 롯데는 총 433득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는 반면 실점은 461점으로 리그 9위다. 공격에 비해 실점이 너무 많은 팀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롯데가 3위에 올라있는 건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버릴 경기는 확실히 버린다”는 롯데 김태형 감독의 실리적인 운영이 이런 지표를 만들었다고 해석한다. 일찍 승기가 꺾인 경기는 대량 실점을 하더라도 투수를 아끼고, 대신 1~2점차 접전 경기에서는 확실한 필승조를 내세워 승리를 잡아 높은 순위를 만들어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가장 대조되는 팀은 삼성이다. 현재 8위에 있는 삼성은 기대승률에서는 4위다. 삼성은 팀 실점은 398점으로 4위, 팀 득점은 451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득점과 실점에서 모두 나쁘지 않은데도 리그 순위는 이보다 훨씬 나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실력에 비해 운이 없었다’는 해석이 더해질 수 있지만, 올해 전반기 삼성이 겪고 있는 불펜 불안과 타선의 큰 기복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1,2점차 접전에서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잡지 못하거나, 타선이 이기는 날에는 대량 득점을 많이 하고 상대적으로 1,2점차 접전에서는 결승타를 때려내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후반기에 각 팀이 기대승률만큼의 승리를 얻어내면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까. 각 팀의 잔여 경기에 기대승률을 곱해 현재까지 얻은 승리와 합하면 144경기를 치른 시점의 성적을 예상해볼 수 있다.

현재 순위현재 승리기대승률 반영 최종 승리기대승률 반영한 최종 예상 순위
1한화5286승1위
2LG4882승2위
3롯데4773승공동5위
4KIA4574승4위
5KT4575승3위
6SSG4372승7위
7NC4069승8위
8삼성4373승공동5위
9두산3663승9위
10키움2743승10위


각 팀이 후반기 기대승률만큼 승리하게 될 경우 정규 시즌 1위는 현재 1위인 한화가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한화는 현재 403득점으로 팀 득점 순위는 리그 5위지만 팀 실점은 324점으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마운드가 워낙 강해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여기에 대체 외인 타자 리베라토의 맹타가 계속되면 한화의 상승세는 더 공고해질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2위는 현재 2위 LG, 3위는 현재 5위를 달리는 KT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KT 역시 한화처럼 선발과 불펜이 모두 두텁고 부상당한 강백호 등이 복귀하며 타선에 힘이 더 실린다면 현재 보다 높은 순위를 노려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4위는 현재 4위인 KIA, 그리고 5위에는 롯데와 삼성이 나란히 73승을 거둬 무승부로 인한 승률 차이, 또는 동일 승률로 5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을 벌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롯데에게 다소 기분 좋은 예측이다. 롯데는 전반기 기대승률보다 훨씬 높은 승률과 순위를 유지했다. 후반기에는 기대승률만큼만 승리를 거둬도 5위 안에 들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반기 만큼의 경기 운영을 유지한다면 5위보다 높은 순위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반대로 전반기 막판에 드러난 박세웅의 부진과 불펜의 난조가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가을야구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도 가능하다.

삼성은 고민이 깊다. 현 순위가 기대 승률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 기대 승률에 부응하는 전력으로 팀의 공수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면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후반기에 김재윤, 임창민 등이 살아나 불펜만 안정을 찾아서 1,2점차 접전을 더 잡아낸다면 폭발적인 순위 상승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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