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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개 든 '트럼프 인플레'…"가속시 관세전쟁 종전 압박"

뉴스1 신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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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개 든 '트럼프 인플레'…"가속시 관세전쟁 종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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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CPI 예상치 소폭 웃도는 2.7% 상승…"관세 영향 시작됐다"

골드만 "美소비자, 관세비용 70% 부담"…수요위축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잔디밭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을 위해 출발하면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2025.07.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잔디밭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을 위해 출발하면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2025.07.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더 이상 겁먹지 않고 예고대로 8월 관세를 더 올리면 그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세가 일회성 가격 충격으로 끝나도 오히려 수요를 압박할 경우 스테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스테그플레이션 압박에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TACO, 타코)라는 월가 유행어가 현실화하며 관세전쟁 종전 카드로 쓰일 수 있다.

6월 CPI, 예상치 소폭 웃도는 전년비 2.7% 상승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5개월 만에 최고다. 전년비, 전월비 수치 모두 예상을 소폭 상회했다.

관세에 민감한 가구, 장난감, 의류, 전자제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 장난감은 2021년 초 이후, 가정용 가구와 스포츠 장비는 2022년 이후, 가전제품은 2019년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신차과 중고차 가격은 예상과 달리 모두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구매를 앞당겼다가 6월 수요가 급감하며 가격도 하락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1년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1년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이번 CPI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마침내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많다.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르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메모에서 "오늘 CPI 보고서는 관세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코넬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관세의 영향은 아직 완만하지만 마침내 인플레이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트럼프가 최근 관세 위협을 계속한다면 기업들이 계속해서 비용을 흡수할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로 인한 직접 비용을 70%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관세 인플레 대신 수요 타격하면 '스태그플레이션' 악몽

6월 CPI 보고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소비자 물가 하락. 연준 당장 금리인하!!!"라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실제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비로 0.2% 상승해 5월(0.3%)보다는 떨어졌다.

트럼프 경제팀은 일부 상품 가격이 상승해도 경제와 기업의 가격 결정력 덕분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며 관세가 지속적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관세가 지속적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는 것이라면 소비자들이 높은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번 CPI 보고서에서 여행 지출이 감소한 것이 이러한 소비력 약화의 증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6월 호텔과 모텔 가격은 전월비 3.6% 하락해 5월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리전스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무디는 "수요는 분명히 약화했다"고 말했다.

뉴욕시 맨해튼 소재 소매 매장에서 한 여성이 진열 상품을 보고 있다. 2025.7.15 ⓒ AFP=뉴스1

뉴욕시 맨해튼 소재 소매 매장에서 한 여성이 진열 상품을 보고 있다. 2025.7.15 ⓒ AFP=뉴스1


관세로 외식, 의류, 가전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하고 하반기 기업들까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전가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 관세는 인플레이션보다 수요를 먼저 타격하며 물가가 연준 목표 2%보다 소폭 높은 상황에서 수요 위축과 저성장이 동반되는 스테그플레이션 위험이 생긴다.

금융서비스업체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급격하게 자극하지는 않지만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면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분석기사를 통해 트럼프 관세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NYT는 예정대로 8월 1일부터 새 관세율이 적용되면 "지금까지 강했던 미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소비자와 기업에 파괴적인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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